서울 성북구의 한 의원에서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연관 없음 (사진=연합뉴스)
서울 성북구의 한 의원에서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연관 없음 (사진=연합뉴스)
한 현직 간호사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길랭-바레증후군을 진단받고 사지마비로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아버지의 사연을 전하며 "백신 인과성 부적격 판정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간호사 A 씨는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6월 7일 1차 백신 접종을 맞고 10일 후 저녁부터 발바닥 감각 저하를 호소했다"면서 "원인 모를 증상으로 2-3일 동안 접종 받은 의료기관, 근처 내과, 대학병원 응급실을 5회 이상 방문해 CT 등 각종 검사를 시행했으나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 부작용인 것 같으나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집에서 증상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귀가를 권유받았고 아버지는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증상이 악화돼 거동조차 불편해졌다"면서 "질병청에도 계속 문의하였으나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하라는 답변뿐이었다. 결국 6월 20일 산소 수치가 현저히 떨어져 구급차 이용해 응급실에 갔고 그제서야 뇌척수액검사, 근전도 검사 후 길랭-바레증후군을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자가 호흡이 되질 않아 기관절개술 시행 후 인공호흡기에 호흡을 의지하고 있다"면서 "기저질환이라고는 고지혈증 하나밖에 없던 건강하시던 분이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제가 간호사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우선 접종을 하였고 다행히 큰 부작용 없이 지나갔던 터라 아버지에게도 안심하시라며 접종을 권유하였고 제 손으로 예약해 드렸다"면서 "정말 후회된다. 건강하시던 아버지가 순식간에 사지마비로 쓰러져 손가락 발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억장이 무너지고 치료 도중 호흡정지가 와서 위험한 상황과 고비를 넘기며 한 달 동안 정신없이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이어 "질병청에서는 백신과 연관성이 없다는 말로 또 한 번 저희 가족을 무너지게 한다"면서 "GBS 환자의 대부분에서 발병 2주 전 큰 감기를 앓았다거나 위장관 감염을 앓았으며, 백신 접종 또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부작용과 인과관계가 없다고도 할 수 없기에 인과성 인정되기 어려우나 중증 환자로 천만원 지원해 준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인이 백신이 아님을 정확히 밝힐 수 없다면 부작용 인정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며 "백신이 안전하며,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보상해 주겠다던 정부를 신뢰하고 접종한 결과가 결국 한 가정의 붕괴라는 것이 참 암담하다"고 적었다.

해당 청원 글에는 약 3000명이 동의했으며 공개 여부가 심의 중에 있다.

지난 6일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사지마비 증상을 보인 40대 간호조무사가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유증이 업무 관련성으로 산재로 인정된 첫 사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