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장동 '송전탑 소송' 뭐길래…차관급 송우철 등 호화 법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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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뜰, 성남시에 행정소송
북측 송전탑 지하화 불이행에
명령이행 조치·과태료 부과받아
최대주주 상대로 소송도 '의문'
주민 "수천억 벌고 공사비 아끼나"
북측 송전탑 지하화 불이행에
명령이행 조치·과태료 부과받아
최대주주 상대로 소송도 '의문'
주민 "수천억 벌고 공사비 아끼나"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 사업시행사인 성남의뜰과 성남시 간 송전탑 소송이 또 다른 논란으로 부각되고 있다. 성남의뜰은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함께 대장동 송전탑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권순일 전 대법관에 이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차관급) 출신인 송우철 변호사를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지구 입주민들은 “화천대유 주주들은 수천억원을 벌어 놓고 400억원대 송전탑 공사 비용을 아끼기 위해 ‘초호화 법률단’을 꾸려 소송을 제기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대장지구 송전탑 지하화 사업과 관련이 있다. 성남의뜰은 2016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고압 송전탑에서 나오는 전자파 저감 대책에 관한 협의를 거쳤다. 당시 성남의뜰은 남측 송전탑을 지하화하고, 북측 송전탑은 별도 저감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대신 성남의뜰은 북측 송전탑과 관련해 “케이블헤드 부지와 지하관로 등 부지를 사전에 확보하겠다”고 했다. 케이블헤드는 송전선이 지하로 진입하는 시작점으로 지하화를 위한 사전 작업 중 하나다. 성남의뜰은 이런 협의를 전제로 2018년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하지만 성남의뜰은 이후 북측 송전탑에 대한 별도 저감 대책을 환경청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환경청의 요청으로 성남시는 성남의뜰에 이행명령을 내렸지만, 성남의뜰은 거부했다. 송전탑의 이격 거리를 넓히는 조치 등을 취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환경청은 성남의뜰에 과태료 2000만원을 부과했고, 성남의뜰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성남의뜰이 사실상 최대주주인 성남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의문으로 남아 있다. 성남의뜰 최대주주는 지분 50%+1주를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다. 성남도공은 100% 성남시 소유다. “성남시가 화천대유 입장에 서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19년에는 송전탑 지하화 문제 민원을 제기한 입주민 대표 박모씨에 대해 화천대유가 고소인으로 나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한 일도 있었다. 대장지구의 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주민들이 느끼는 권력 순서는 화천대유가 가장 위고, 성남시가 가장 밑”이라며 “고압 송전탑 때문에 수천 명의 주민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도, 공사비 400억원 때문에 소송까지 나서니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과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도 화천대유에 법률 자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기자 출신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이들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소송과 검찰 수사 등에 대응하기 위해 거물급 법조 인사의 영향력을 이용하려 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성남시 행정소송에도 차관급 예우를 받는 ‘전관’을 내세웠다. 성남의뜰은 이번 소송에서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낸 송 변호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송 변호사는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에서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변호인단 대표 변호사를 맡으며 유명해졌다. 앞서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는 “대장지구 송전탑 문제를 위해 권순일 전 대법관을 고문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사건 수임 경위 등을 묻는 질문에 “수임한 사건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양길성/최한종 기자 vertigo@hankyung.com
성남의뜰, 성남시 이행명령 거부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지구 사업시행사인 성남의뜰은 “성남시의 이행조치명령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지난 1월 수원지법에 제기했다. 성남의뜰은 대장지구 개발을 위해 만든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다. PFV는 직원을 두지 못해 별도 자산관리회사(AMC)를 두는데, 화천대유가 AMC 역할을 했다.이번 소송은 대장지구 송전탑 지하화 사업과 관련이 있다. 성남의뜰은 2016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고압 송전탑에서 나오는 전자파 저감 대책에 관한 협의를 거쳤다. 당시 성남의뜰은 남측 송전탑을 지하화하고, 북측 송전탑은 별도 저감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대신 성남의뜰은 북측 송전탑과 관련해 “케이블헤드 부지와 지하관로 등 부지를 사전에 확보하겠다”고 했다. 케이블헤드는 송전선이 지하로 진입하는 시작점으로 지하화를 위한 사전 작업 중 하나다. 성남의뜰은 이런 협의를 전제로 2018년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하지만 성남의뜰은 이후 북측 송전탑에 대한 별도 저감 대책을 환경청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환경청의 요청으로 성남시는 성남의뜰에 이행명령을 내렸지만, 성남의뜰은 거부했다. 송전탑의 이격 거리를 넓히는 조치 등을 취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환경청은 성남의뜰에 과태료 2000만원을 부과했고, 성남의뜰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성남의뜰, 최대주주 성남시에 소송
성남의뜰 측이 이행명령 주체인 성남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은 송전탑 지하화에 필요한 비용을 내지 않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전력이 성남시에 보낸 공문을 보면, 지하화 예상 비용은 400억원 안팎이다. 비용은 사업시행자인 성남의뜰이 내도록 돼 있다.성남의뜰이 사실상 최대주주인 성남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의문으로 남아 있다. 성남의뜰 최대주주는 지분 50%+1주를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다. 성남도공은 100% 성남시 소유다. “성남시가 화천대유 입장에 서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19년에는 송전탑 지하화 문제 민원을 제기한 입주민 대표 박모씨에 대해 화천대유가 고소인으로 나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한 일도 있었다. 대장지구의 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주민들이 느끼는 권력 순서는 화천대유가 가장 위고, 성남시가 가장 밑”이라며 “고압 송전탑 때문에 수천 명의 주민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도, 공사비 400억원 때문에 소송까지 나서니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차관급 ‘전관’ 앞세워
이번 소송은 화천대유의 ‘초호화 변호인단’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천대유에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법조계 고위 인사가 고문으로 활동했다.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과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도 화천대유에 법률 자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기자 출신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이들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소송과 검찰 수사 등에 대응하기 위해 거물급 법조 인사의 영향력을 이용하려 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성남시 행정소송에도 차관급 예우를 받는 ‘전관’을 내세웠다. 성남의뜰은 이번 소송에서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낸 송 변호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송 변호사는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에서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변호인단 대표 변호사를 맡으며 유명해졌다. 앞서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는 “대장지구 송전탑 문제를 위해 권순일 전 대법관을 고문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사건 수임 경위 등을 묻는 질문에 “수임한 사건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양길성/최한종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