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연구원이 반도체 소재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UNIST 제공
UNIST 연구원이 반도체 소재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UNIST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 반도체산업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급격한 산업 변화 속에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UNIST(총장 이용훈)는 울산에서 반도체산업 강국을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원장 정홍식·사진)을 정식 개원한 게 대표적이다.

반도체 소재와 부품 분야를 전담하는 대학원으로는 국내 최초다.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 연구력은 물론 반도체 공정 전 분야를 지원할 수 있는 연구 시설을 갖춘 UNIST가 과감하게 반도체 소재, 부품 분야의 핵심 인력 양성에 나선 것이다.

대학원은 현재 전임교원 5명, 겸임교원 21명을 두고 있다. 2학기부터 신입생 18명이 입학해 교육과 연구를 시작했다. 2022년까지 전임교원 10명을 확보하고, 석·박사 과정 신입생을 모집해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정홍식 원장은 “반도체는 우리나라 산업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1000억달러에 이르는 수출 규모를 자랑한다”며 “상대적으로 투자가 부족했던 소재, 부품, 장비, 공정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한다면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의 핵심 목표는 두 가지다. 먼저 반도체 소재, 부품 분야의 우수 인재와 전문 인력 양성이다. 대학원에서는 반도체산업 실무 중심의 커리큘럼 구성을 통해 원천기술 개발부터 산업 적용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교육을 한다.

삼성전자 수석연구원들이 참여하는 반도체 실무 공정 강의, 산업 현장 전문 교수진의 첨단 기술 트렌드 및 실무 경험을 전하는 교육 등이 대표적이다. 대학원은 이를 통해 반도체 실무 전 과정을 이해하고 주도하는 실용적 인재를 육성한다.

두 번째는 반도체 소재 및 장비 산업의 고도화다. 이를 위해 지역 산업체 기술지원과 원천기술 개발 융합을 추진한다. 울산 지역 화학 산업을 고도화해 반도체 소재 분야로의 진출을 돕는 것이 주요 목표다. 울산의 반도체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 균형발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정 원장은 “석유화학산업은 울산의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전통 방식에 계속 머무른다면 후발주자의 규모에 밀려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반도체 소재를 기반으로 한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은 개원 전부터 정밀화학 소재기업들과 적극적인 산학협력을 추진했다. 11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중 울산 기업이 4개, 경남 기업은 2개다. 다른 기업은 서울, 경기지역에서 UNIST를 찾아왔다.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은 원소재 기업이 생산한 제품의 분석, 평가부터 시제품 개발, 실증, 생산에 이르는 전 주기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연구지원본부(UCRF) 나노소자공정실(Nano Fab), 기기분석실 등을 중심으로 소재 분석 및 평가를 위한 고성능 분석 장비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원은 반도체 소재, 장비, 소자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하고 동시에 국내외 유수의 대학들과 반도체 분야 공동 연구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정 원장은 “반도체 소재와 부품 분야의 국내 첫 대학원으로서, 가장 앞선 시도는 늘 UNIST에서 비롯된다는 자부심으로 첫걸음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울산 지역 산업과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해 반도체산업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탄탄한 산업으로 우뚝 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