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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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에는 퇴사의 기쁨을 표현하는 '퇴사 짤' 들이 유행하고 있다. 동료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면 "정말 축하한다"고 인사한다. 이처럼 가슴속에 사직서를 품고 출근하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입사 1년이 안 돼 퇴사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는 20~30대 남녀 직장인 343명을 대상으로 ‘첫 이직 경험’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5.5%는 이직을 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가 입사 후 1년이 되지 않아 퇴사를 결정한 것이다.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는 MZ세대는 대학에 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학점에 목숨 걸고 살아왔기에 '공정성' 키워드가 중요하며 일을 하면서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세대라고 언급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에 출연한 그는 "이직이 보편화된 세상에서 회사생활을 하고 있기에 주변에 회사를 옮기는 친구들이 너무 많은 거다. 입사한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MZ세대에게 '평생직장'은 없다는 것이다.

'트렌드모니터 2022' 저자인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는 최근 유튜브 드로우앤드류에 출연해 "젊은 친구들이 돈 독이 올랐다? 이렇게 이해하면 문제 해결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MZ세대에서 퇴사율, 이직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윤 이사는 "MZ세대는 자기가 속한 환경이나 세상을 스스로에 맞게 세팅하는 것에 익숙하다. 부모 세대의 양육태도가 그래 왔다. 5060 세대는 가난의 기억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세대다. 자녀에게 선택권도 주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대로 하도록 양육을 받아왔다. 이렇게 커 온 세대는 사회생활 시작하면 약간씩 부딪히는 거다. 회사 내 감정노동에서 2030 세대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파이어족(조기 은퇴)을 꿈꾸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30대 남성인 앤드류는 "우리 나이의 경우 연대감이라는 게 조금 있긴 했다. 커트 머리에 교복 입고 공부하고 자라왔다. 뒤로 갈수록 연대감이 부족해지고 개인이 중요해지고 일에 대한 의미가 중요해지는 것 같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내가 보람을 느끼나?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나? 그런 걸 못 느꼈을 때 퇴사하거나 이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 이사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다르다고 구분 지었다. 그는 "30대는 집단적 연대감이 조금 있으나 Z세대는 다르다. 30대의 부모는 1차 베이비부머 세대로 관계가 별로 안 좋다. 반면 Z 세대는 부모와 관계가 좋다. 심리적 보수성이 거기서 나오는 것이다. 부모와 관계가 나쁘지 않으니 부모가 마련해준 세계가 괜찮고, 변화에 생각보다 저항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사진=유튜브 드로우 앤드류
/사진=유튜브 드로우 앤드류
윤 이사는 "지금 일자리가 되게 좋고 낭만적인 세상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키오스크, 비대면도 늘었다. 귀한 일자리를 잡고도 자발적 퇴사율이 너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러 기관에서 통계를 해보니 '월급 때문에 그만둔다'는 뻔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면서 "월급 많이 준다고 (MZ세대를) 잡을 수 없다. 월급만으로 통제를 할 수 없고 복지 제도나 유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이사는 근무 시간 선택권을 예로 들었다. 그는 "시간 선택권처럼 회사에서 무엇인가 바꿀 수 있는 권한을 많이 받은 사람들이 직장 생활을 오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김 액셀러레이터는 '좋은 회사'에 대해 "연차가 있는 분들은 안정성, 회사의 규모, 워라밸을 많이 생각한다. 그런데 MZ세대 중 성장 욕구가 있는 사람들은 회사에서 일하면서 성장하고 싶어 한다. 회사만 성장하고 나는 성장하지 못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고 나의 성장, 나의 전문성, 나의 실력을 쌓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Z세대는 회사에 대한 충성과 희생보다는 스스로 갈고닦은 경쟁력이 자신을 지탱해줄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김 액셀러레이터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은 MZ세대 중에서도 핵심인재"라며 "퇴사는 개인 선택에 불과하기도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커다란 손실"이라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