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이대…3천원 식당 계속 세워 누구나 저렴한 한끼 먹게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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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 파는 신부' 이문수
식당운영 뒷얘기 담은 에세이 출간
식당운영 뒷얘기 담은 에세이 출간
“중·고등학생들이 ‘저는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란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치열한 경쟁 속에 부모가 정해준 길만 가다 보니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나중에 더욱 꿈을 찾아 방황하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청년들에게 실패해도 좋으니 꼭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말해줍니다.”
이문수 신부(사진)는 서울 성북구 정릉 일대에서 알아주는 ‘유명인’이다. 3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청년들에게 김치찌개 한 끼를 제공하는 식당 ‘청년밥상문간’을 운영하면서 입소문이 퍼져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방송을 계기로 그의 식당엔 기부하겠다는 후원자들이 줄을 이었다. 지난 6월에는 이화여대 인근에 2호점까지 열었다.
이 신부는 이번에는 처음으로 책을 썼다. ‘누구도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이란 이름이 붙은 이 책엔 그동안 그가 하지 못한 자신의 인생 경험과 식당 운영의 뒷이야기를 담았다. 지난주 막 워크숍을 마치고 돌아온 이 신부를 서울 정릉동 청년밥상문간 1호점에서 만났다. 그는 “내년에는 대학로에 3호점까지 낼 계획”이라며 “청년뿐만 아니라 주머니가 가벼운 누구나 저렴하게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신부가 청년밥상문간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돈에 쪼들리던 한 청년이 고시원에서 쓸쓸히 아사(餓死)했다는 뉴스를 듣고 식당을 운영해보기로 결심했다. 이후 개업 준비를 거쳐 2017년 12월 문을 열었다.
‘3000원 식당’에 오는 사람들은 각양각색이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은 물론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동네 주민도 청년밥상문간을 찾는다. 밥 대신 그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청년도 있다. 그에게 도움을 요청해 잠시 함께 일하게 된 인연도 있다.
이 신부는 “출가를 위해 9개월간 노숙하다가 저를 찾아온 청년과 함께 일했었고, 직장에서 해고돼 실의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한 청년과도 일해본 적이 있다”며 “두 사람 모두 식당 일에 적응을 못 해 떠나갔는데 지금도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신부 역시 청년 시절 방황하기도 했다. 대학에 연이어 세 번 낙방하면서 아버지와의 갈등이 커졌다. 어렵사리 들어간 대학에서 우연히 가톨릭을 접하게 되면서 사제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이번엔 어머니가 반대하고 나섰다.
이 신부는 “어머니께선 교인이지만 장남에 대한 기대를 하고 계셨는데 고달픈 사제의 길을 간다고 하니 염려가 크셨다”며 “지금은 그런 부분도 서로 다 이해하고 응원해주고 계신다”고 했다.
후원과 기부가 이어지면서 이 신부는 청년밥상문간 점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도권에서 150개 이상 식당을 마련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이 신부는 “너무 큰 목표를 잡은 게 아니냐고도 하지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라면 늘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사장’과 ‘사제’의 중간에 있지만 늘 봉사하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임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이문수 신부(사진)는 서울 성북구 정릉 일대에서 알아주는 ‘유명인’이다. 3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청년들에게 김치찌개 한 끼를 제공하는 식당 ‘청년밥상문간’을 운영하면서 입소문이 퍼져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방송을 계기로 그의 식당엔 기부하겠다는 후원자들이 줄을 이었다. 지난 6월에는 이화여대 인근에 2호점까지 열었다.
이 신부는 이번에는 처음으로 책을 썼다. ‘누구도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이란 이름이 붙은 이 책엔 그동안 그가 하지 못한 자신의 인생 경험과 식당 운영의 뒷이야기를 담았다. 지난주 막 워크숍을 마치고 돌아온 이 신부를 서울 정릉동 청년밥상문간 1호점에서 만났다. 그는 “내년에는 대학로에 3호점까지 낼 계획”이라며 “청년뿐만 아니라 주머니가 가벼운 누구나 저렴하게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신부가 청년밥상문간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돈에 쪼들리던 한 청년이 고시원에서 쓸쓸히 아사(餓死)했다는 뉴스를 듣고 식당을 운영해보기로 결심했다. 이후 개업 준비를 거쳐 2017년 12월 문을 열었다.
‘3000원 식당’에 오는 사람들은 각양각색이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은 물론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동네 주민도 청년밥상문간을 찾는다. 밥 대신 그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청년도 있다. 그에게 도움을 요청해 잠시 함께 일하게 된 인연도 있다.
이 신부는 “출가를 위해 9개월간 노숙하다가 저를 찾아온 청년과 함께 일했었고, 직장에서 해고돼 실의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한 청년과도 일해본 적이 있다”며 “두 사람 모두 식당 일에 적응을 못 해 떠나갔는데 지금도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신부 역시 청년 시절 방황하기도 했다. 대학에 연이어 세 번 낙방하면서 아버지와의 갈등이 커졌다. 어렵사리 들어간 대학에서 우연히 가톨릭을 접하게 되면서 사제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이번엔 어머니가 반대하고 나섰다.
이 신부는 “어머니께선 교인이지만 장남에 대한 기대를 하고 계셨는데 고달픈 사제의 길을 간다고 하니 염려가 크셨다”며 “지금은 그런 부분도 서로 다 이해하고 응원해주고 계신다”고 했다.
후원과 기부가 이어지면서 이 신부는 청년밥상문간 점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도권에서 150개 이상 식당을 마련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이 신부는 “너무 큰 목표를 잡은 게 아니냐고도 하지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라면 늘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사장’과 ‘사제’의 중간에 있지만 늘 봉사하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임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