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저녁 서울 상수동 홍익대 인근 거리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18일부터는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으며 이용 인원도 4명으로 제한된다. / 사진=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저녁 서울 상수동 홍익대 인근 거리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18일부터는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으며 이용 인원도 4명으로 제한된다. / 사진=뉴스1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급속한 확산세에 18일부터 다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및 영업제한 조치가 시행되는 것과 관련, 자영업자의 절절한 호소글이 온라인상에서 많은 공감을 얻었다.

정부는 지난달 시작했던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결국 중단했다. 이날부터 사적 모임 인원을 최대 4명(백신 접종 완료자 기준)으로 축소하고 식당카페 등의 영업은 오후 9시까지로 제한했다. 연말 대목에 밤 시간대 영업이 불가능해져 자영업자들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들에게는 연내 손실보상금을 100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을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하필 연말 대목을 앞두고 정부가 공언한 위드 코로나를 중단하면서 또다시 제대로 영업할 수 없게 된 데 대한 반발이 컸다.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엠팍)에 호소글을 올린 자영업자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내일(18일)부터 영업 제한인데 다시 우울감이 오네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라고 하소연했다. 이 게시글은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글이 됐다.

그는 “위드 코로나 첫날 저녁 11시에 가게에 손님들이 와 계시는 것을 보니 눈물이 났다. 이 기분은 정말 장사하는 분들 다 느끼실 것”이라고 입을 뗐다. 이어 “위드 코로나고 앞으로는 거리두기 안 한다는 약속에 그동안 고생했다며 직원들 회식도 시켜주고 행복했다. 딱 한 달 남짓”이라면서 “매일 나오는 확진자 뉴스에 위드 코로나인데 (일일 신규 확진자) 1만명까지는 대비가 잘돼 있다고 해 불안하지만 아니겠지 생각했다. 나라가 약속한 거니까”라고 썼다.

글쓴이는 “매번 나와서 ‘자영업자의 마음을 통감합니다’, (하는데) 아니 통감하지 말고 당신들도 월급 10%, 아니 마이너스로 일해보라”며 울분을 토했다. “백화점 본점에 오늘이라도 가보라. 사람이 얼마나 많이 모여있는지, 주차장에 들어가는 차 때문에 주변 도로가 마비될 지경”이라고도 했다.

또 “왜 매번 우리 소상공인만 잡아요. 교회는요? 백화점은요? 대중교통 안에 그 사람들은요?”라고 반문한 뒤 “당장 최고 대목 연말에 ‘이제 토요일부터 밤 장사하지 마세요’ 하면 끝나는 건가요? 정책결정자들은? 연말이 우리 같은 소상공인에게 얼마나 큰 대목인지 몰라서 그러나요?”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12월 벌어서 1·2월 비수기 먹고산다. 연말 예약 주말까지 다 잡혀있는 건 우리가 직접 전화해서 고맙게 예약해주신 손님께 아쉬운 소리 하고 싫은 소리 들어야 하나”라면서 “약속했잖아요, 위드 코로나라고. 나라가 왜 약속을 안 지켜요”라고 토로했다. 이어 “당장 생계가 걱정인데 ‘대책을 두텁게’ 이런 두루뭉술한 말 말고 빨리 처리를 해줘야죠”라고 덧붙였다.

“매번 ‘통감한다, 이해한다’, 이제 지친다. 정말 지친다”고 털어놓은 글쓴이는 “보상보다는 장사해서 열심히 잘 살게 해달라. 왜 매번 우리(냐)… 방역수칙 잘 지킬 테니 장사할 수 있게 해달라”며 거듭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게시글에는 자영업자 상황에 공감한다는 반응과 위로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글쓴이는 댓글을 통해서도 “믿음이 중요한데 나라가 말을 바꾸니 저희는 어떻게 하느냐”,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생계다. 그냥 먹고 살게만 해주세요 하는 것”이라고 되풀이 호소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