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국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국내 긴급사용승인 결정을 내렸다.

식약처는 지난 22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 요청을 받아 치료제의 필요성, 안정성, 효과성 등을 검토한 결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제조·수입자가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공급하는 제도다.

팍스로비드는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먹는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로,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팍스로비드는 임상 시험에서 고위험군 경증과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팍스로비드는 두 개의 정제가 함께 포장된 제품으로, 실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

이 약의 1회 복용분은 '니르마트렐비르' 2정과 '리토나비르' 1정씩으로 되어 있다. 환자는 닷새 동안 하루당 2회분을 복용하면 된다. 코로나19 진단 후 증상이 발현된 후 닷새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한다.

다만 임부는 약물의 유익성이 위해성을 웃돌 때 투여하도록 돼있으며, 수유부는 약물 투여 후에는 수유를 중단해야 한다.

식약처는 체내에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팍스로비드의 특성상 오미크론을 포함한 다양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시험관 실험에서 오미크론을 제외한 여러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됐으며, 화이자는 긴급사용승인 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시험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팍스로비드는 현재 현장에서 사용 중인 주사형 코로나19 치료제와 함께 환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치료를 다양화하고,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거나 재택 치료 중인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코로나19 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베클루리(성분명 렘데시비르)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 등 주사제 2종이다. 베클루리는 중증에, 렉키로나는 고위험군 경증과 중등증에 처방된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