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비하' 여고생 위문편지도 봉사활동 인정될까?
지난달 초 서울 모 여고에서 군인에게 위문 편지를 보내는 과정에서 군인 비하 문구를 적었던 일로 파문이 일었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강서양천교육지원청은 논란 이후 해당 여고를 방문해 위문 편지 논란과 관련한 장학지도를 했다. SNS에 관련 게시글을 올린 학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건에 대해서는 학교 측이 상담 등 보호조치를 진행했다

서울강서양천교육지원청 측은 위문 편지 봉사활동을 없앨지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결정할 부분이며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한 상황이다.

문제는 해당 위문 편지가 봉사활동 시간에 포함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한 시민이 국민신문고에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철저한 감사 및 징계 처분을 요구한다"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군인비하' 여고생 위문편지도 봉사활동 인정될까?
민원인 A 씨는 "'군인들의 사기를 저하할 수 있는 내용은 피한다'라는 유의사항이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은 만큼, 봉사활동 시간이 부여된 것은 명백한 성적 조작이다"라고 지적하고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파악해 책임 있는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촉구했다.

A 씨는 이와 관련 교육청의 답변을 받은 3일 커뮤니티에 이를 공개했다.

답변에는 "해당 학교에서는 오랫동안 자매결연은 맺은 군부대와 위문품, 위문 편지 등을 보내는 행사를 진행해 왔고, 최근에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국군 장병들에게 위문 편지를 작성하는 것으로 행사를 축소하여 운영해 왔다"면서 "공개된 편지 내용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이번 행사를 계기로 성 역할에 대한 여전한 편견이 반영된 교육 활동 등 기존의 수업에서 고려하지 못했던 점들을 되돌아보고,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개선하도록 학교에 안내했다"고 부연했다.

A 씨는 자신의 요청사항에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답변이 미진하다고 생각해 담당 장학사와 통화를 시도했다. 이어 "'지침에 맞지 않았다면 봉사활동에 올리지 말라'는 안내를 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교육청 측에서는 "(봉사활동 점수가) 올라가기 힘들다"라고 답변을 한 것이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장학사는 "봉사활동으로 인정하지 말라는 권고는 할 수 있다"면서 "이 부분은 아마 반영되기가 좀 쉽지는 않을 거다. 그 정도까지만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앞서 해당 여고 일부 학생이 위문 편지에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저도 이제 고3이라 X지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등의 내용을 적어 비판받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