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 중 불기소로 끝난 사건은 증가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는 등 권한이 확대됐지만, 늘어난 업무량과 경험 부족 등으로 새 형사제도를 안착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이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경찰이 송치·송부한 사건은 총 124만2344건으로 2020년(130만9659건)보다 5.1% 감소했다고 7일 발표했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은 41만5614건으로 1년 전보다 8.0% 줄었다.

수사의 범위 및 권한 확대와 함께 일선 경찰관들의 업무 부담이 커진 게 송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경찰은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수사권 조정으로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것뿐 아니라 더 넓은 영역에서 수사를 주도할 수 있게 됐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등 6대 범죄와 경찰공무원 범죄로 축소됐다. 하지만 경찰관 한 사람이 맡는 사건이 급증하면서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재판에 넘기고자 송치한 사건마저 불기소로 끝난 일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 중 불기소로 끝난 사건은 총 2만9573건으로 2020년(2만4877건)보다 18.8% 증가했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 축소로 그동안 수사 경험이 부족했던 영역까지 경찰이 맡게 되면서 범죄 혐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검찰은 지난해 경찰(특별사법경찰 제외)이 송치한 사건 69만2606건 중 8만5325건(12.3%)에 대해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불송치 사건 37만9821건 중 2만2000여 건(5.8%)에 대해서도 재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검사는 직접 수사하는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고, 그 대신 공소 제기와 유지에 더 집중하는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는 당연한 결과”라며 “검찰이 파악한 2만2000여건의 재수사 요청은 '이의신청'에 따른 송치 7508건이 포함된 것이며 불송치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청 자체는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사 범위가 축소된 검찰의 직접 인지수사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검찰이 맡은 인지수사는 3385건으로 2020년(6388건)보다 47% 급감했다. 마약류 범죄(73.2%)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무고죄(71.4%), 사기(11.6%) 등에 대한 수사도 대폭 줄어들었다.

대검 관계자는 “문제점을 분석해 합리적인 법령 보완 등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