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제보] "청소년 전용 카드, 미성년자 담배 구매에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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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종사자들 "성인으로 오인하기 쉬워…술·담배 구매 막는 장치 필요"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청소년 선불 충전 카드가 편의점에서 술이나 담배를 구매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편의점 종사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마스크 때문에 신분 확인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동안 주로 성인들이 썼던 카드를 청소년들까지 사용하면서 담배를 구매하는 미성년자를 걸러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2년 가까이 편의점에서 일해 온 아르바이트생 A씨는 최근 담배를 사려는 한 손님이 미성년자로 의심돼 신분증을 요구했다.
손님은 성인 신분증을 제시하긴 했지만, 마스크 때문에 신분증의 사진과 얼굴이 일치하는지 제대로 확인하기 힘들었다.
또 신분증의 주소지가 편의점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이어서 의심을 떨칠 수 없었다.
하지만 손님이 신분증상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한자 이름을 정확히 말한데다 현금이 아닌 카드를 내밀기에 성인일 것이라 믿고 결제해줬다.
그러나 나중에 인터넷을 찾아본 뒤 그 손님이 사용한 카드가 미성년자에게만 발급되는 카카오뱅크 미니 카드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손님이 신분증을 제시하더라도 미심쩍으면 담배를 팔지 않고, 현금을 내면 한 번 더 의심한다"면서 "이 손님은 카드를 내밀었기 때문에 성인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은 신분증을 도용한 미성년자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A씨처럼 청소년에게만 발급되는 카드인 줄 모르고 실수로 담배를 결제해줬다는 경험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평택에서 편의점 두 곳을 운영하는 B씨 역시 최근 청소년 카드가 나오면서 직원들이 실수로 미성년자에게 담배나 술을 판매하는 사례가 느는 것 같아 걱정이다.
그는 "보통 편의점 두 곳에 하루 10∼15명의 미성년자가 담배를 사러 오는데, 기가 막히게 신분증을 위조해서 오는 경우도 있고, 형이나 아버지 예비군복을 입고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오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애들이 현금이 아닌 카드까지 내밀면 넘어가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카카오뱅크 미니 카드의 경우 부모 동의가 없어도 본인 핸드폰만 있으면 쉽게 발급받을 수 있고, 부모 핸드폰으로 결제 내역이 전송되지도 않기 때문에 술이나 담배 구매 수단으로 악용되기가 더욱 쉬운 것 같다"면서 "외관상 성인용 카카오뱅크 카드와 청소년용 카드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2020년 10월 출시된 카카오뱅크 미니 카드는 누적 가입자 수가 지난 2월말 기준 124만명에 달할 정도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만 14세부터 만 18세 이하 청소년에게만 발급되는 카드로, 주점·카지노 등 청소년 유해 업종에서는 사용할 수 없지만, 편의점에서 담배나 술을 사는 것은 가능하다.
이외에도 신한은행의 밈 카드(만 14∼18세), 토스의 토스유스카드(만 7∼16세) 등 10대 청소년을 겨냥한 선불 충전 카드가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편의점 종사자들이 카드를 이용한 미성년자의 담배 구매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적발될 경우 구매자가 아닌 판매자와 업주가 책임을 지고 무거운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판 판매자는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하고, 점주는 1차 적발시 2개월의 영업(담배판매) 정지, 2차 적발시 3개월의 영업 정지, 3차 적발시 담배 판매 허가 취소의 행정처분을 받는다.
B씨는 "청소년 카드가 담배 구매 수단으로 악용되면 우리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청소년 카드로 담배나 술 같은 품목은 결제하지 못하도록 막거나 외관상 청소년 카드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볼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특정 업종이 아닌 특정 품목에 대해 카드를 결제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 "비대면 결제 확산으로 청소년들의 결제 수단도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지불 수단에 관계없이 편의점 종사자들이 신분증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제보나 문의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마스크 때문에 신분 확인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동안 주로 성인들이 썼던 카드를 청소년들까지 사용하면서 담배를 구매하는 미성년자를 걸러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2년 가까이 편의점에서 일해 온 아르바이트생 A씨는 최근 담배를 사려는 한 손님이 미성년자로 의심돼 신분증을 요구했다.
손님은 성인 신분증을 제시하긴 했지만, 마스크 때문에 신분증의 사진과 얼굴이 일치하는지 제대로 확인하기 힘들었다.
또 신분증의 주소지가 편의점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이어서 의심을 떨칠 수 없었다.
하지만 손님이 신분증상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한자 이름을 정확히 말한데다 현금이 아닌 카드를 내밀기에 성인일 것이라 믿고 결제해줬다.
그러나 나중에 인터넷을 찾아본 뒤 그 손님이 사용한 카드가 미성년자에게만 발급되는 카카오뱅크 미니 카드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손님이 신분증을 제시하더라도 미심쩍으면 담배를 팔지 않고, 현금을 내면 한 번 더 의심한다"면서 "이 손님은 카드를 내밀었기 때문에 성인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은 신분증을 도용한 미성년자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A씨처럼 청소년에게만 발급되는 카드인 줄 모르고 실수로 담배를 결제해줬다는 경험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평택에서 편의점 두 곳을 운영하는 B씨 역시 최근 청소년 카드가 나오면서 직원들이 실수로 미성년자에게 담배나 술을 판매하는 사례가 느는 것 같아 걱정이다.
그는 "보통 편의점 두 곳에 하루 10∼15명의 미성년자가 담배를 사러 오는데, 기가 막히게 신분증을 위조해서 오는 경우도 있고, 형이나 아버지 예비군복을 입고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오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애들이 현금이 아닌 카드까지 내밀면 넘어가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카카오뱅크 미니 카드의 경우 부모 동의가 없어도 본인 핸드폰만 있으면 쉽게 발급받을 수 있고, 부모 핸드폰으로 결제 내역이 전송되지도 않기 때문에 술이나 담배 구매 수단으로 악용되기가 더욱 쉬운 것 같다"면서 "외관상 성인용 카카오뱅크 카드와 청소년용 카드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2020년 10월 출시된 카카오뱅크 미니 카드는 누적 가입자 수가 지난 2월말 기준 124만명에 달할 정도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만 14세부터 만 18세 이하 청소년에게만 발급되는 카드로, 주점·카지노 등 청소년 유해 업종에서는 사용할 수 없지만, 편의점에서 담배나 술을 사는 것은 가능하다.
이외에도 신한은행의 밈 카드(만 14∼18세), 토스의 토스유스카드(만 7∼16세) 등 10대 청소년을 겨냥한 선불 충전 카드가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편의점 종사자들이 카드를 이용한 미성년자의 담배 구매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적발될 경우 구매자가 아닌 판매자와 업주가 책임을 지고 무거운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판 판매자는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하고, 점주는 1차 적발시 2개월의 영업(담배판매) 정지, 2차 적발시 3개월의 영업 정지, 3차 적발시 담배 판매 허가 취소의 행정처분을 받는다.
B씨는 "청소년 카드가 담배 구매 수단으로 악용되면 우리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청소년 카드로 담배나 술 같은 품목은 결제하지 못하도록 막거나 외관상 청소년 카드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볼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특정 업종이 아닌 특정 품목에 대해 카드를 결제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 "비대면 결제 확산으로 청소년들의 결제 수단도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지불 수단에 관계없이 편의점 종사자들이 신분증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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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