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남 등 전국 200여 개 시공 현장이 멈춰선다. 건설자재, 인건비 상승으로 시공사에 공사비 증액을 요구해온 철근 콘크리트 업계가 반발하면서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고 있는 주택 건설 현장도 포함됐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남제주철근콘크리트연합회가 이날 회원사 대표 회의를 열고 오는 20일부터 현장 셧다운을 하기로 했다. 이번 결의에는 광주, 전남, 전북, 제주 지역 소재 연합회 소속 철근콘크리트 51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들 업체가 골조 공사를 하고 있는 전국 현장 200여 개가 셧다운 대상이다. 호남제주연합회 관계자는 “시공사가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까지 셧다운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회도 셧다운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까지 참여하면 전국 시공 현장 600여 개가 멈춰서게 된다.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18일 회의를 열고 전체 셧다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셧다운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인건비·자재비 상승이 계기가 됐다. 전국연합회는 전국 건설현장 1000여 곳에 “공사 계약금을 20% 올려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1월 보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인프라 사업이 늘어나며 최근 1년 새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급격하게 올랐다는 게 공문의 요지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골조 공사에 쓰이는 고장력철근(SD400)은 작년 1월 t당 67만원에서 같은 해 12월 105만원으로 폭등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공사들이 공사 계약금 인상에 나서지 않자 전국연합회는 지난달 2일 전국 36곳에서 1차 셧다운을 했다. 그럼에도 시공사들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호남제주연합회가 나서 더 큰 규모의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