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세트 80만원에 팔아요"…골프채 품귀 현상 '발칵' [최예린의 사기꾼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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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마켓 위장 가짜사이트로 유도
'안전거래' 믿을 수 있다는 심리 악용
'안전거래' 믿을 수 있다는 심리 악용
직장인 권모씨(27)는 지난 14일 인터넷 골프 사이트에서 중고 골프채 세트를 80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발견했습니다. 신품으로 구매하면 300만원이 넘는 젝시오 풀세트였기 때문에 아무리 중고라고 해도 너무 저렴한 가격이었는데요. 권씨는 반신반의하며 구매를 문의했습니다.
판매자는 권씨가 사는 지역부터 물었습니다. 서울에 산다는 권씨에게 판매자는 “내가 경상북도 안동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직거래가 어렵다”며 온라인 안전거래를 제안했는데요.
판매자가 보낸 링크를 클릭하자 ‘골프계의 중고나라’인 골마켓의 안전거래 페이지와 똑닮은 화면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URL 주소를 유심히 살펴보니 골마켓을 위장한 가짜 사이트였습니다. ‘golmarket’으로 표시돼있어야 할 부분이 ‘golmar’로 표시돼있었던 겁니다. 골프채 품귀 현상이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중고 클럽 시장에서도 사기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안전거래 시스템을 악용해 피해자들을 속이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안전거래는 비대면으로 물건을 거래할 때 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거래 방식인데요.
구매자가 대금을 결제하면 중간에 전문업체가 끼어 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구매자가 물품을 배송받은 후에 이 대금이 판매자에게 전달됩니다. 구매자가 승인해야만 판매자에게 대금이 전달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안전거래를 믿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고거래 사기꾼들은 안전거래에 대한 믿음을 악용합니다. 이들은 피해자가 사는 지역부터 물은 후 “거리가 너무 멀어 직거래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대며 안전거래를 유도합니다. 이후 피해자에게는 자신들이 만든 가짜 안전거래 페이지의 링크를 보냅니다. 중고나라나 골마켓처럼 널리 알려진 사이트와 흡사한 페이지 모양, URL 주소 등을 갖추고 있어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골프채를 구하기가 워낙 어렵다보니 중고시장에서도 사기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겁니다. 골프채를 사려는 이들은 많은데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등 주요 부품 생산국의 물류가 원활하지 않습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티타늄, 스테인리스강 등 골프채의 주요 원자재 가격도 급등했고요.
신품 골프채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아예 예약판매를 접은 백화점도 있고, 물건이 입고되지 않다보니 대형 골프용품 업체들도 매대를 비워놓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자연스레 수요가 중고시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중고 판매 사이트인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4월 7일까지 골프 카테고리 거래 건수는 약 11만9000건, 거래액은 223억원에 육박했습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32%, 185% 증가한 수치입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판매자는 권씨가 사는 지역부터 물었습니다. 서울에 산다는 권씨에게 판매자는 “내가 경상북도 안동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직거래가 어렵다”며 온라인 안전거래를 제안했는데요.
판매자가 보낸 링크를 클릭하자 ‘골프계의 중고나라’인 골마켓의 안전거래 페이지와 똑닮은 화면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URL 주소를 유심히 살펴보니 골마켓을 위장한 가짜 사이트였습니다. ‘golmarket’으로 표시돼있어야 할 부분이 ‘golmar’로 표시돼있었던 겁니다. 골프채 품귀 현상이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중고 클럽 시장에서도 사기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안전거래 시스템을 악용해 피해자들을 속이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안전거래는 비대면으로 물건을 거래할 때 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거래 방식인데요.
구매자가 대금을 결제하면 중간에 전문업체가 끼어 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구매자가 물품을 배송받은 후에 이 대금이 판매자에게 전달됩니다. 구매자가 승인해야만 판매자에게 대금이 전달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안전거래를 믿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고거래 사기꾼들은 안전거래에 대한 믿음을 악용합니다. 이들은 피해자가 사는 지역부터 물은 후 “거리가 너무 멀어 직거래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대며 안전거래를 유도합니다. 이후 피해자에게는 자신들이 만든 가짜 안전거래 페이지의 링크를 보냅니다. 중고나라나 골마켓처럼 널리 알려진 사이트와 흡사한 페이지 모양, URL 주소 등을 갖추고 있어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골프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골프채를 구하기가 워낙 어렵다보니 중고시장에서도 사기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겁니다. 골프채를 사려는 이들은 많은데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등 주요 부품 생산국의 물류가 원활하지 않습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티타늄, 스테인리스강 등 골프채의 주요 원자재 가격도 급등했고요.
신품 골프채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아예 예약판매를 접은 백화점도 있고, 물건이 입고되지 않다보니 대형 골프용품 업체들도 매대를 비워놓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자연스레 수요가 중고시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중고 판매 사이트인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4월 7일까지 골프 카테고리 거래 건수는 약 11만9000건, 거래액은 223억원에 육박했습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32%, 185% 증가한 수치입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