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잡이 때 차 잡았어요" 車 특성화고 재학
"친구 중엔 랜드로버 차주도 있어"
'최연소 카푸어'에 네티즌 '찬사' 보낸 이유는
이른바 '카푸어'(경제력에 비해 비싼 차를 샀다가 궁핍한 생활을 하는 사람) 콘텐츠를 종종 다루는 유튜브 채널 '재뻘TV'에는 최근 '충격의 카푸어 등장'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의 주인공 A 군은 자동차 특성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고교 3학년생이다. "차를 정말 사랑한다"고 소개한 A 군은 "돌잡이 때 차를 잡았다"고도 했다.
A 군은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총 650만 원을 내고 중고로 이 차를 구매했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약 2년간 하면서 나이가 되자마자 사려고 돈을 모아왔다"며 "부모님이 찻값 일부랑 보험료 일부를 보태주셨다. 보험료는 자차보험 제외하고 약 380만 원 나왔다"고 했다. A 군은 기름값으로 월 최대 80~90만 원을 지출하고 있다고 한다.
차를 매우 좋아한다는 A 군은 현재 아르바이트 역시 자동차 튜닝숍에서 하고 있다고 한다. A 군은 "사고 차량이 들어오면 수리, 도색, 광택 해주고 일반 차량은 손 세차도 해준다"며 "나중에는 자동차 쪽으로 취업하거나 사업할 생각이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도 자동차 쪽에서 하고 있다"고 했다. A 군은 '주변에서 차를 살 때 많이 말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어린 나이에 벌써 차를 사서 인생을 어렵게 살려고 하냐'면서 많이 말렸다"며 "원래 차를 타기 전에 오토바이를 탔었는데, 사고가 한번 크게 난 뒤 (부모님에게) '내가 학교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게 안전할 거 같냐. 차를 타고 다니는 게 안전할 거 같냐'고 말씀드렸더니 허락해주셨다"고 했다.
A 군은 자동차 특성화 학교인 만큼, 본인처럼 차를 몰고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랜드로버, 링컨을 끄는 친구도 있고, 싼타페, 그랜저, 소나타를 몰고 다니는 친구들도 있어 다 같이 드라이브도 다닌다"며 "지금 학교에서는 자동차 판금, 도장, 정비, IT, 디자인 등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A 군은 졸업 이후 현재 모는 차를 다시 팔 계획이라고 한다. A 군은 "제 '드림카'는 그랜저IG"라며 "현실적으로 살아야 한다. 꿈은 제 가게를 차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간 카푸어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인식은 대개 부정적이었다. "한번 사는 인생 멋있다"는 반응도 간혹 있었지만, 대다수는 "한심하다"는 시선을 보내곤 했다. 그러나 A 군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예상과 달리 호의적이었다.
해당 채널 운영자 역시 A 군에게 "오늘 혼내려고 나왔는데, 꿈이 있는 게 멋있다"며 "저는 26살이 될 때까지 꿈이 없었다. '어디든 돈 좀 괜찮게 주는 데서 일해야지' 이렇게만 생각했었다"고 덕담했다.
네티즌들은 "이 친구는 카푸어가 아니고 자동차 자체를 사랑하는 친구", "저 나이 때 놀기 바빴는데, 정말 응원한다", "진짜 멋있다. 생각 없는 카푸어가 아니라 미래 계획까지 현실성 있게 세우는 모습이 정말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차를 몬다는 게 겉멋이 든 건 줄 알았는데 참 생각이 건전하고 꿈도 명확한 학생인 것 같다" 등의 응원을 보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