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토의 63.2%는 산림이 차지하고 있다. 일제 수탈과 6·25전쟁을 거치며 황폐해졌던 숲은 1970~1980년대 치산녹화 사업을 통해 지금의 울창한 산림으로 다시 태어났다. 면적 633만5000㏊. 국토의 산림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핀란드(73.1%), 일본(68.5%), 스웨덴(68.4%)에 이어 4위 규모로 커졌다. 산림청은 새 정부 국정과제로 산림 휴양·안전·산업에 행정력을 쏟기로 했다. 달라지는 우리 숲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강원 인제군의 ‘원대리 자작나무숲’(사진)은 연인원 30만 명 넘게 방문하는 국유림 명품 숲 중 하나다. 산림청은 1989∼1996년 이곳 138㏊에 소나무 등 일반 나무를 심었다. 2012~2017년에는 11억6900만원을 들여 6㏊ 규모의 자작나무숲을 조성해 특성화했다. 방문객안내소와 탐방로(7개 코스) 11.23㎞, 숲속 교실, 야외무대, 전망대, 쉼터, 가로 숲길, 인디언 집, 생태연못 등을 만들어 매년 530억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내고 있다.

산림청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국유림 명품 숲 50개를 발굴·선정했다. 치산녹화를 통해 조성한 울창한 숲을 국민에게 개방해 휴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겠다는 취지다. 산림청은 지난달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대관령 특수조림지 △강원 동해시 삼화동의 두타산 무릉계곡 숲 △충남 청양군 비봉면 신원리의 산림경영 숲 △경북 영주시 봉현면의 마실 치유 숲 △경남 거제시 장평동의 계룡산 편백 숲 등 5개소를 끝으로 명품 숲 선정을 마쳤다.

하반기부터는 명품 숲을 자원화해 지역 소득원으로 거듭나도록 인프라 시설을 늘릴 계획이다. 등산로 정비, 탐방안내판 설치, 편의시설 확충 등 시설물을 보완해 나가고 숲 자원 조사, 생육 및 분포, 명품 숲의 산림구역(지번, 면적) 등도 재정비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와 네트워크도 강화하기로 했다. 명품 숲을 플랫폼으로 해 지역별 거버넌스를 구축, 지역 관광자원으로 키워낼 계획이다. 이미 전북 덕유산 가문비숲에선 무주 산골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강원 대관령 금강송 숲에는 강릉 단오제·커피 축제 등도 열려 관광객을 맞고 있다. 명품 숲마다 체험 인생 사진 포인트(포토존) 조성 등 볼거리와 즐기는 프로그램 개발도 기획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단순 일회성 행사를 지양하고 ‘지나가는 길’(당일 여행)이 아니라 ‘머무르는 공간’(체험·숙박)으로 기획해 주민 수익 창출과 지역 성장을 견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제=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