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키즈 유튜브 채널 ‘Sary Voline’. / 사진=유튜브
북한 키즈 유튜브 채널 ‘Sary Voline’. / 사진=유튜브
북한이 '키즈 유튜버'를 내세워 체제 선전에 나섰다.

지난 19일 유튜브 'Sary Violine' 채널에는 평양에 거주하는 소녀 '송아'가 더운 여름을 시원한 빙수를 먹으며 극복한다는 내용을 담은 2분 49초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송아는 친구와 함께 평양 대성구역종합식당에서 빙수를 먹으며 유창한 영국식 영어로 "여러분이 평양에 오게 되면 이 나라에서 제일 맛있는 빙수를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음엔 문수물놀이장에서 만나자"며 후속 영상까지 예고했다. 문수물놀이장은 북한이 김정은 시대 대표적인 치적으로 내세우는 호화 워터파크다.

송아의 채널은 올해 1월 27일 개설됐으며 현재까지 총 4개의 영상이 게재됐다.

그는 4월 26일 게재한 첫 영상에서 "내가 영어를 어떻게 이렇게 잘하는지 궁금할 텐데, 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영어를 배웠다"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은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소개에는 자신이 11살로 소학교(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며, 평양은 매우 아름다운 도시라고 적어뒀다. 구독자 수는 21일 현재 3만7천100여명에 달한다.

해당 채널은 모두 노동당 선전선동부 등이 개입해 제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주민들의 인터넷 접속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을 인용해 송아가 영국 런던 주재 북한대사관의 외교관 임준혁의 딸이며, 그의 증조할아버지는 2015년 사망한 리을설 북한 인민군 원수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이 '키즈 유튜버'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은 구글의 계정 해지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앞서 유튜브는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나 '우리민족끼리', '붉은별TV' 등이 노골적이고 호전적인 영상을 올리면 약관 위반 등을 이유로 계정을 폐쇄하곤 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