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필사적 구조에도 3명 사망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26분부터 1시 20분까지 신림동 한 주택 반지하에서 40대 여성과 그 여동생 A씨, A씨의 10대 딸이 숨진 채 차례로 발견됐다.
A씨는 전날 빗물이 들이닥치자 지인에게 침수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지인이 전날 오후 9시 6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집 안에 가득 찬 물을 빼내기 위해 소방 당국에 배수 작업을 요청했지만, 관악소방서는 관내 산사태와 하천 범람 등으로 모든 차량이 출동한 상태였기에 인근 구로와 양천소방서가 지원에 나섰다.
주민들에 따르면 폭우로 인한 침수는 순식간에 벌어졌다. 한 주민은 도로에 물이 허벅지 높이까지 차면서 현관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었고, 유일한 탈출구인 창문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성인 남성들이 방범창을 뜯어내려 했지만, 몇 초 만에 물이 차올랐다고 설명했다.
다른 주민도 소방차가 현장에 왔을 때는 도로에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올라 차량이 들어올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소방 당국이 방범창을 뜯고 배수 작업을 마쳤을 때는 이들 가족 모두 숨진 상태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사고 현장을 찾아 상황을 보고받은 뒤 일가족의 비극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소방 당국은 전날 기록적인 집중호우에 더해 이날까지 비가 계속 내리자 배수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밤 12시부터 계속 물을 빼고 있는데 오늘 내내 해야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