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그대로 임대료 38억원 달라"
법원 "코로나19 예상 불가능
호텔 임대료 30% 깎아줘야"
서울중앙지법 제16민사부 (부장판사 문성관)는 지난 8일 롯데호텔이 농협은행을 대상으로 낸 부당이익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농협은행은 실질적 건물주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영하는 부동산펀드의 신탁업자로, 이번 소송의 당사자가 됐다.
롯데호텔은 농협은행과 2013년 서울 구로동에 있는 호텔 건물 및 부대 시설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임차인인 롯데호텔은 건물주 측에 호텔 순수 객실 매출의 40%를 월 임대료로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다만 연간최소보장 임대료 35억원이라는 조항을 붙였다. 1년간 발생한 임대료를 계산한 결과 이 금액이 35억원에 미치지 못하면 부족한 부분을 롯데호텔 측에서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9년 연간최소보장 임대료는 38억원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로 롯데호텔 구로의 객실 가동률은 2019년 85%에서 2020년 56%로 급감했다. 객실 매출 역시 2019년 합계 72억원에서 40억원대로 56% 급감했다. 이에 롯데호텔은 2020년 4월 건물주 측에 연간최소보장 임대료를 50% 감액해달라는 차임감액청구권을 행사했다.
차임감액청구권은 임차인의 경제 사정 변동으로 임대료를 깎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러나 건물주 측은 이를 거절했다.
法 "임대료 30% 감액해주는 게 정당"
법원은 롯데호텔 손을 들어줬다. 코로나19로 인한 호텔업계의 타격이 종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호텔업은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과 호텔 이용으로 인해 상당 부분 매출이 발생한다”면서 “그러나 2020년 3월부터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함에 따라 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되고, 2020년 관광 목적으로 대한민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전년 대비 95.7%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민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업종에 대한 영업 자체 제한, 시간 제한 및 2인 이상 집합 금지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며 “이로 인한 호텔 객실 매출 감소는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당사자 모두 예견할 수 없었던 사정”이라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연간최소보장 임대료를 종전보다 30%를 감액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건물주 측은 롯데호텔이 청구한 금액 가운데 7억6000만원만 돌려주게 됐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