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받았지만 폭력지도자 낙인" 농구 코치의 잃어버린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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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때렸다" 결백 호소…법원 "고소 경위 납득 어려워" 무죄
직장·명예·건강 잃은 코치 "다시 꿈나무 지도하고파" 바람 "애들 때렸다고 소문이란 소문은 다 나 있고, 완전 나쁜 놈으로 몰려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정신병에 걸린 것 같아서 병원도 다니고, 별의별 생각을 다 했어요…"
2년 전 가을 강원도 춘천시 한 초등학교 농구부 코치였던 김모(35)씨에게 고소장이 날아들었다.
같은 지역의 한 중학교 농구부 코치를 맡았던 2017년 1월부터 2018년 3월 사이 학생들이 연습 중 실수를 했다는 등 이유로 주먹 또는 막대기로 때리거나 머리 박기를 시키는 등 학대했다는 내용이었다.
졸지에 '폭력 지도자'로 몰린 김씨는 그해 12월 재계약에 실패하고 코트를 떠났다.
수사기관을 오가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결국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와 특수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사이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지역 농구계에서도 김씨는 폭력 지도자로 낙인찍혔고, 심지어 김씨가 구치소에 수감 중이라는 헛소문까지 나돌았다.
떳떳하게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김씨의 삶은 한순간에 소용돌이쳤다.
피해를 주장한 학생들이 다름 아닌 새해, 명절, 생일 등 굵직한 기념일이 있을 때마다 인사를 주고받을 정도로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제자들이었다는 사실은 그를 더욱 당황케 했다. 난데없는 고소의 배경에 무언가가 있으리라는 짐작만 있었기에 속수무책으로 수사기관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가르친 아이들과 학부모, 동료 교사들로부터 '절대 그런 행위를 한 적도 없고 그럴 사람도 아니다'라는 사실확인서를 받고, 치열한 법정 다툼까지 벌였지만 무죄 판결을 확신할 수 없었던 김씨는 심리적으로 위축되어갔다.
"해명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재판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고, 만약에 법정구속이라도 된다면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니까 정말 별의별 생각을 다 했죠."
약 1년 동안 긴 법정 다툼 끝에 김씨는 지난 1월 춘천지법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지만,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피해자들과 같은 농구부 선수 또는 선수의 학부모들이 김씨의 폭행을 목격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들이 또 다른 피해자로 지목한 학생 역시 피해를 보았거나 목격한 적이 없다는 상반된 진술을 내놨기 때문이다.
김씨나 고소인들과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는 학생들은 김씨가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함에도, 같은 고등학교 농구부에 진학한 고소인들이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시기에 일괄적으로 고소해 그 시기와 경위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기쁨도 잠시 검찰의 항소로 또다시 법정에 선 그는 8개월간 또다시 법정을 드나들어야 했고, 2심 재판부도 1심과 마찬가지로 김씨에게 죄가 없다고 판단했다. 꼬박 2년 만에 형사재판 확정 증명서를 받았지만 이미 직업도, 명예도, 돈도, 건강도 잃은 뒤였다.
김씨가 지도했던 아이의 학부모이자, 송사를 겪는 김씨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한 지인은 "1심 선고 날 김씨가 '나 법정구속 될 수도 있으니 사식 좀 많이 넣어달라'더라"며 "그럴 일 없을 거라고 했지만 그만큼 사람 피를 말리는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지인은 "운동을 잘 가르치고 못 가르치고를 떠나서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과 유대관계가 좋았던 사람"이라며 "도대체 왜 고소인들이 이렇게까지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잃어버린 2년'이라는 상처를 딛고 다시 한번 코트 위에서 농구 꿈나무들과 굵은 땀방울을 흘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씨는 18일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낸 만큼 고소인들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몸과 마음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회가 허락된다면 다시 아이들을 육성하며 꿈을 키워주고 함께 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직장·명예·건강 잃은 코치 "다시 꿈나무 지도하고파" 바람 "애들 때렸다고 소문이란 소문은 다 나 있고, 완전 나쁜 놈으로 몰려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정신병에 걸린 것 같아서 병원도 다니고, 별의별 생각을 다 했어요…"
2년 전 가을 강원도 춘천시 한 초등학교 농구부 코치였던 김모(35)씨에게 고소장이 날아들었다.
같은 지역의 한 중학교 농구부 코치를 맡았던 2017년 1월부터 2018년 3월 사이 학생들이 연습 중 실수를 했다는 등 이유로 주먹 또는 막대기로 때리거나 머리 박기를 시키는 등 학대했다는 내용이었다.
졸지에 '폭력 지도자'로 몰린 김씨는 그해 12월 재계약에 실패하고 코트를 떠났다.
수사기관을 오가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결국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와 특수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사이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지역 농구계에서도 김씨는 폭력 지도자로 낙인찍혔고, 심지어 김씨가 구치소에 수감 중이라는 헛소문까지 나돌았다.
떳떳하게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김씨의 삶은 한순간에 소용돌이쳤다.
피해를 주장한 학생들이 다름 아닌 새해, 명절, 생일 등 굵직한 기념일이 있을 때마다 인사를 주고받을 정도로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제자들이었다는 사실은 그를 더욱 당황케 했다. 난데없는 고소의 배경에 무언가가 있으리라는 짐작만 있었기에 속수무책으로 수사기관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가르친 아이들과 학부모, 동료 교사들로부터 '절대 그런 행위를 한 적도 없고 그럴 사람도 아니다'라는 사실확인서를 받고, 치열한 법정 다툼까지 벌였지만 무죄 판결을 확신할 수 없었던 김씨는 심리적으로 위축되어갔다.
"해명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재판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고, 만약에 법정구속이라도 된다면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니까 정말 별의별 생각을 다 했죠."
약 1년 동안 긴 법정 다툼 끝에 김씨는 지난 1월 춘천지법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지만,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피해자들과 같은 농구부 선수 또는 선수의 학부모들이 김씨의 폭행을 목격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들이 또 다른 피해자로 지목한 학생 역시 피해를 보았거나 목격한 적이 없다는 상반된 진술을 내놨기 때문이다.
김씨나 고소인들과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는 학생들은 김씨가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함에도, 같은 고등학교 농구부에 진학한 고소인들이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시기에 일괄적으로 고소해 그 시기와 경위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기쁨도 잠시 검찰의 항소로 또다시 법정에 선 그는 8개월간 또다시 법정을 드나들어야 했고, 2심 재판부도 1심과 마찬가지로 김씨에게 죄가 없다고 판단했다. 꼬박 2년 만에 형사재판 확정 증명서를 받았지만 이미 직업도, 명예도, 돈도, 건강도 잃은 뒤였다.
김씨가 지도했던 아이의 학부모이자, 송사를 겪는 김씨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한 지인은 "1심 선고 날 김씨가 '나 법정구속 될 수도 있으니 사식 좀 많이 넣어달라'더라"며 "그럴 일 없을 거라고 했지만 그만큼 사람 피를 말리는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지인은 "운동을 잘 가르치고 못 가르치고를 떠나서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과 유대관계가 좋았던 사람"이라며 "도대체 왜 고소인들이 이렇게까지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잃어버린 2년'이라는 상처를 딛고 다시 한번 코트 위에서 농구 꿈나무들과 굵은 땀방울을 흘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씨는 18일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낸 만큼 고소인들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몸과 마음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회가 허락된다면 다시 아이들을 육성하며 꿈을 키워주고 함께 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