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화면 캡처
SBS 뉴스 화면 캡처
"졸려 죽어. 내일 롤치킨 대비해서 데리야키 치킨 500봉 깔 예정. 난 이제 죽었다. 이렇게 해도 내일 300봉은 더 까야 하는 게 서럽다."

SPC그룹 계열사인 SPL 평택 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고 당일 근로자가 연인에게 보낸 마지막 카톡이 공개됐다.

18일 SBS 보도 따르면 숨진 노동자 A(23)씨가 사망 전 남자친구에게 보낸 카톡에는 밤샘 근무가 끝나갈 무렵 피곤해 했던 당시 상황이 담겼다.

A 씨는 남자친구 B씨가 "오늘 무슨 일 있었냐"고 묻자 "일상이다. 내가 이래서 오빠 야간(근무) 오지 말라고 한 거다. 일 나 혼자 다 하는 거 들킬까 봐"라고 답했다. B씨는 이에 "속상하다. 야간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둬도 된다"고 답했다.

또 다른 대화에서 A 씨는 "파이팅하라"는 B 씨의 말에 "졸려 죽어. 내일 롤치킨 대비해서 데리야키 치킨 500봉 깔 예정. 난 이제 죽었다. 이렇게 해도 내일 300봉은 더 까야 하는 게 서럽다"고 했다.
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지난 15일 소스 교반기계에 끼여 숨진 20대 근로자 A씨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지난 15일 소스 교반기계에 끼여 숨진 20대 근로자 A씨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씨와 B씨는 같은 공장의 같은 라인에서 일하는 동료이자 연인 관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틀 뒤 부산으로 여행을 갈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쯤 A씨는 혼합기에 원료를 넣어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다가 혼합기에 상반신이 들어가 숨졌다.

현장에서 2인 1조 근무가 원칙이지만 사고 당시 A 씨는 홀로 근무하고 있었다.

경찰은 해당 공장이 중대재해 처벌법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고 고용노동부와 함께 관련자들에 대한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