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의 지난해 모습 =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의 지난해 모습 =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지금까지 운이 좋았던 것뿐입니다. 언제든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었죠."

핼러윈을 앞둔 토요일인 29일 밤 축제 분위기로 한껏 들떴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는 순식간에 대참사의 현장으로 변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사고 현장 해밀톤호텔 옆 골목 사진이 공유되며 "예고된 인재다"라는 반응이 제기됐다. 사고 당일 경찰은 경력 2백여 명을 이태원에 배치했지만, 하루에만 수만 명이 거리에 몰린 만큼 현장 통제에는 역부족이었단 지적이 나온다.

이날 밤 벌어진 압사 사고로 30일 오전 10시 기준 151명이 사망했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열린 이번 핼러윈 데이를 맞아 약 10만 인파가 이곳을 찾았으며 전날 밤 10시 22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받고 경찰과 소방관들이 출동했지만 수많은 인파로 현장 진입도 어려운 상태였다.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 경사진 도로에서 이미 겹겹이 쌓이고 팔다리를 옴짝달싹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의식을 잃은 사람들 대다수가 한 시간 이상 CPR조차 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고 전해진다.

소방관과 경찰뿐 아니라 환자의 친구와 시민까지 의식을 잃은 사람들의 가슴에 심폐소생술을 하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멎은 숨을 돌아오게 하려 안간힘을 쏟았지만 현장에서는 모포나 옷가지 등으로 얼굴을 덮은 이들이 늘어갔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10대와 2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과 소방 당국은 사상자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실종자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는 세월호 침몰 이후 최다 인명피해 사고로 기록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