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딸아 딸아, 어떡하니 정말"…전국서 눈물의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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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배웅'에 유족·친구들 오열…오늘부터 곳곳서 발인식
외국인 희생자들은 고국 이송 준비…일부 연락 안돼 계속 안치
"딸아 딸아, 어떡하니 정말…."
이태원 참사 사흘째인 1일 낮 12시 40분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이번 참사의 희생자 20대 A씨의 발인식에서 '은행 정규직 사령장'을 앞에 둔 딸의 영정을 바라보던 어머니는 참고 참던 울음을 토해내다가 끝내 주저앉았다.
이날 전국 곳곳에서 A씨와 함께 희생된 청춘들의 발인이 유족과 친구들의 오열 속에 진행됐다.
한순간에 생때같은 자식을, 함께 울고 웃던 친구를 잃은 이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믿겨지지 않은 현실에 울고 또 울었다.
A씨는 은행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핼러윈을 맞아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단짝 친구와 이태원을 찾았다가 함께 참변을 당했다.
그의 영정 사진 앞에는 그가 생전 그토록 꿈꾸던 정규직 사령장이 놓여 보는 사람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했다.
A씨는 지난 2월 입사 시험에 합격해 서울로 혼자 상경한 뒤 정규직 전환을 위해 공부를 해오다 최근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오는 4일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고인의 동생은 눈물을 삼키며 "내 언니가 돼 줘서 정말 고마워"라며 힘겹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아버지도 "꼭 좋은 곳으로 가서 행복해지거라"라며 딸을 먼 곳으로 보냈다.
마지막 자리를 지키던 10여 명의 친구는 두 손을 꼭 쥐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A씨와 함께 세상을 떠난 친구의 발인도 같은 장례식장에서 1시간여 시차를 두고 치러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비슷한 시각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B(20) 씨의 발인이 엄수됐다.
눈물을 참던 아버지는 막내딸의 영정사진 앞에서 결국 무릎을 꿇은 채 흐느꼈고 어머니는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통곡했다.
친구들은 소리 없이 어깨를 들썩이며 고인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함께했다.
오전 9시 경기 수원의 연화장 장례식장에서는 30대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아들의 관이 화장시설로 옮겨지는 모습을 보고선 오열했다.
앞서 불교 예식에 따라 고인을 추모하는 목탁 소리와 염불이 1시간가량 이어지는 동안 손을 잡고 감정을 추스르며 서로를 위로하던 유족과 친구들은 화장시설에 이르러 묵념으로 마지막 배웅을 한 뒤 너무 이른 이별이 믿기지 않는 듯 끝내 눈물을 쏟아냈다.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서도 30대 남성의 발인이 치러졌다.
고인의 동생은 황망한 표정으로 영정을 들었고 남편의 부축을 받으며 뒤따르던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는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가지 마! 아들아", "누가 널 데려가니"라고 오열하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운구차가 떠난 뒤에도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한동안 제자리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고인의 유족은 떨리는 목소리로 "좁은 장소에 수만 명이 밀집된 상태였다고 하는데 행정당국이 통제를 안 하고 뭐 했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라도 이런 일이 일어나선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참사로 숨진 배우 이지한(24) 씨의 발인은 오후 1시 30분께 경기 고양의 명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이 밖에도 서울, 부산, 전주, 일산, 안산, 안양 등 전국 곳곳에서 비통함 속에 소중한 이들에 대한 마지막길 배웅이 이어졌다.
외국인 희생자들의 경우 외교부 등 관계기관이 대사관과 협의를 거쳐 시신을 본국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대사관과 협의에 앞서 유족의 동의가 있어야 시신을 이송하거나 장례 진행 등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유족이 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국인 희생자는 유족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관내 한 병원 장례식장에 이란인 희생자가 안치돼 이 병원에 외교부 직원이 나와 있지만, 유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락이 될 때까지는 병원에 계속 안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참사로 인한 인명피해는 현재까지 사망 156명, 부상 151명 등 총 307명이다.
사망자 중 내국인은 130명이고, 수도권 거주자는 107명이다.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이며 이란, 러시아, 중국인이 13명이다.
(강수환 권숙희 김인유 박성제 정경재 차지욱 최재훈 최종호 기자)
/연합뉴스
외국인 희생자들은 고국 이송 준비…일부 연락 안돼 계속 안치
"딸아 딸아, 어떡하니 정말…."
이태원 참사 사흘째인 1일 낮 12시 40분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이번 참사의 희생자 20대 A씨의 발인식에서 '은행 정규직 사령장'을 앞에 둔 딸의 영정을 바라보던 어머니는 참고 참던 울음을 토해내다가 끝내 주저앉았다.
이날 전국 곳곳에서 A씨와 함께 희생된 청춘들의 발인이 유족과 친구들의 오열 속에 진행됐다.
한순간에 생때같은 자식을, 함께 울고 웃던 친구를 잃은 이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믿겨지지 않은 현실에 울고 또 울었다.
A씨는 은행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핼러윈을 맞아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단짝 친구와 이태원을 찾았다가 함께 참변을 당했다.
그의 영정 사진 앞에는 그가 생전 그토록 꿈꾸던 정규직 사령장이 놓여 보는 사람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했다.
A씨는 지난 2월 입사 시험에 합격해 서울로 혼자 상경한 뒤 정규직 전환을 위해 공부를 해오다 최근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오는 4일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고인의 동생은 눈물을 삼키며 "내 언니가 돼 줘서 정말 고마워"라며 힘겹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아버지도 "꼭 좋은 곳으로 가서 행복해지거라"라며 딸을 먼 곳으로 보냈다.
마지막 자리를 지키던 10여 명의 친구는 두 손을 꼭 쥐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A씨와 함께 세상을 떠난 친구의 발인도 같은 장례식장에서 1시간여 시차를 두고 치러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비슷한 시각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B(20) 씨의 발인이 엄수됐다.
눈물을 참던 아버지는 막내딸의 영정사진 앞에서 결국 무릎을 꿇은 채 흐느꼈고 어머니는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통곡했다.
친구들은 소리 없이 어깨를 들썩이며 고인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함께했다.
오전 9시 경기 수원의 연화장 장례식장에서는 30대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아들의 관이 화장시설로 옮겨지는 모습을 보고선 오열했다.
앞서 불교 예식에 따라 고인을 추모하는 목탁 소리와 염불이 1시간가량 이어지는 동안 손을 잡고 감정을 추스르며 서로를 위로하던 유족과 친구들은 화장시설에 이르러 묵념으로 마지막 배웅을 한 뒤 너무 이른 이별이 믿기지 않는 듯 끝내 눈물을 쏟아냈다.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서도 30대 남성의 발인이 치러졌다.
고인의 동생은 황망한 표정으로 영정을 들었고 남편의 부축을 받으며 뒤따르던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는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가지 마! 아들아", "누가 널 데려가니"라고 오열하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운구차가 떠난 뒤에도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한동안 제자리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고인의 유족은 떨리는 목소리로 "좁은 장소에 수만 명이 밀집된 상태였다고 하는데 행정당국이 통제를 안 하고 뭐 했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라도 이런 일이 일어나선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참사로 숨진 배우 이지한(24) 씨의 발인은 오후 1시 30분께 경기 고양의 명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이 밖에도 서울, 부산, 전주, 일산, 안산, 안양 등 전국 곳곳에서 비통함 속에 소중한 이들에 대한 마지막길 배웅이 이어졌다.
외국인 희생자들의 경우 외교부 등 관계기관이 대사관과 협의를 거쳐 시신을 본국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대사관과 협의에 앞서 유족의 동의가 있어야 시신을 이송하거나 장례 진행 등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유족이 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국인 희생자는 유족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관내 한 병원 장례식장에 이란인 희생자가 안치돼 이 병원에 외교부 직원이 나와 있지만, 유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락이 될 때까지는 병원에 계속 안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참사로 인한 인명피해는 현재까지 사망 156명, 부상 151명 등 총 307명이다.
사망자 중 내국인은 130명이고, 수도권 거주자는 107명이다.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이며 이란, 러시아, 중국인이 13명이다.
(강수환 권숙희 김인유 박성제 정경재 차지욱 최재훈 최종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