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데이'를 앞둔 10월 28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관광특구 일대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핼러윈 데이'를 앞둔 10월 28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관광특구 일대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이태원 참사 당시 군중을 고의로 밀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토끼 머리띠' 남성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가운데, 해당 남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심경을 밝혔다.

지난 2일 A 씨는 자신의 SNS에 "어제 경찰서 가서 조사받았고, CCTV 영상에서 저와 친구가 사고 현장을 빠져나오는 시간이 오후 9시 50분으로 확인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교통카드도 제 것이라는 걸 확인해주셨고, 그 외 모든 증거를 제출하고 왔다"며 "이제 코난 놀이 그만 좀…"이라고 했다.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의 주인공이 된 듯 범인을 찾으려는 네티즌들의 행위를 멈춰 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A 씨가 올린 심경글. / 사진=인스타그램
A 씨가 올린 심경글. / 사진=인스타그램
A 씨는 경찰 조사 전에도 '토끼 머리띠' 남성으로 지목되자 지하철 교통카드 사용 내용을 증거로 제시하며 "마녀사냥을 멈춰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그는 "참사 당일 토끼 머리띠를 착용하고 이태원을 방문한 건 맞지만, 사고가 났을 때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방 당국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밤 10시 15분보다 앞서 이태원을 떠났다"며 오후 9시 55분 이태원역에서 승차해 10시 17분 합정역에서 내린 지하철 사용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참사 발생 직후 온라인에는 '5~6명의 무리가 밀기 시작했다',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이 밀라고 소리쳤다'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경찰은 참사의 진상을 파악하고자 관련 의혹의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A 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그 일환이다.

경찰은 A 씨 외에도 참사 당시 군중을 밀었다는 의혹이 나온 토끼 머리띠를 한 여성 또한 신원을 특정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