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자주 싸우는 선배들 때문에 일을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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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사례>
A가 속한 인사팀에는 과장 B와 C가 있었습니다. B와 C는 입사 동기이고 나이도 동년배입니다. 그런 B와 C는 사소한 것으로도 참 많이도 다투고 싸웠습니다. A가 입사한 이후 첫 팀회의 때였습니다. B와 C는 근태 프로그램 도입에 대하여 의견이 달랐는지, 팀장까지 있는 회의 자리에서 서로 언성을 높이면서 싸웠습니다. 다행히 자리가 자리인지라 서로 욕은 안했지만, 팀 회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았죠. 간신히 팀장이 중재해서 회의는 그럭저럭 마무리 되었고, A는 첫 팀 회의에서 두 과장이 싸우는 광경을 보고는 회사 분위기가 본인이 생각한 것과는 다른가보다 하고 가벼운 해프닝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B와 C의 다툼은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B와 C는 업무적으로 사사건건 부딪쳐서 회의 때는 물론이고 사무실에서도 별 것 아닌 일에도 큰 소리로 싸우기가 일쑤였습니다. 같은 사무실 사람들도 매번 싸워대는 두 사람 때문에 업무에 집중도 어렵고, 언제 싸울지 몰라 불안해하기도 했죠.
팀장이 지방 출장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울 때에는 특히 더했습니다. 팀장은 약 1주일간 자리를 비우면서 B와 C에게 진행 중이던 임금체계 개선 TF 보고서가 잘 작성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여 마무리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 1주일 동안 B와 C는 A와 다른 직원이 있는 사무실에서는 물론, 외부 컨설팅 업체 직원들 앞에서도 대놓고 큰소리로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우기면서 싸웠습니다. B와 C가 며칠을 계속해서 회의 분위기를 경직시키며 언성을 높여 싸우고 회의 도중 자리를 떠나버리는 일이 생기자 외부 컨설팅 업체 직원들은 B와 C가 회의에 들어오면 일을 못하겠다며 A에게 지속적으로 불만을 토해냈고, 그로 인해 업무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아 결국 컨설팅 일정도 지연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급기야 하루는 외부 컨설팅 업체와의 회의 이후에도 감정이 격해졌는지 사무실에서 서로 “이 새끼”라며 욕도 해가면서 싸웠습니다.
외부업체 뿐만 아니라 A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1주일 뒤 팀장이 돌아와서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해 A를 비롯한 TF팀을 질타했는데, A는 B와 C의 다툼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고, 그저 듣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매번 B와 C가 싸울 때마다 사무실 내 분위기가 얼어붙어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눈치가 보일 지경이었습니다. A와 집이 같은 방향이었던 B는 퇴근하면서 C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기 일쑤였는데 이를 받아주지 않을 수도 없었고 너무 적극적으로 받아주다가 혹시라도 C에게 말이 들어가 본인을 좋지 않게 여길까 하는 우려가 되기도 했었죠. 무엇보다 조용하던 사무실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터질까 조마조마하는 것이 A는 너무나도 괴로웠습니다.
퇴사를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심각한 고민 끝에 A는 이런 고충을 사내 고충상담가에게 토로했습니다. 고충상담가는 A의 고충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인지하고, 원한다면 조사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고 안내해주었습니다.
B와 C가 사무실에서 자주 언성을 높이고 싸우는 것도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동일까요?
<판단>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뿐만 아니라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도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 요건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대하여 고용노동부 매뉴얼에서는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간과할 수 없을 정도의 지장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안에서 B와 C는 우위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상호간의 괴롭힘 성립은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B와 C는 A 뿐만 아니라 사무실에 있는 모든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큰소리로 싸우는 일이 빈번했고, 다른 사람이 듣는 상황에서 욕까지 하면서 다투었던 적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A는 업무 수행에 지장이 생겼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사는 것처럼 불안했으며, 퇴사를 고민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B와 C의 잦은 다툼 행위로 인해 A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간과할 수 없을 정도의 지장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어, B와 C의 잦은 다툼은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백준기 행복한일연구소/노무법인 수석노무사
A가 속한 인사팀에는 과장 B와 C가 있었습니다. B와 C는 입사 동기이고 나이도 동년배입니다. 그런 B와 C는 사소한 것으로도 참 많이도 다투고 싸웠습니다. A가 입사한 이후 첫 팀회의 때였습니다. B와 C는 근태 프로그램 도입에 대하여 의견이 달랐는지, 팀장까지 있는 회의 자리에서 서로 언성을 높이면서 싸웠습니다. 다행히 자리가 자리인지라 서로 욕은 안했지만, 팀 회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았죠. 간신히 팀장이 중재해서 회의는 그럭저럭 마무리 되었고, A는 첫 팀 회의에서 두 과장이 싸우는 광경을 보고는 회사 분위기가 본인이 생각한 것과는 다른가보다 하고 가벼운 해프닝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B와 C의 다툼은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B와 C는 업무적으로 사사건건 부딪쳐서 회의 때는 물론이고 사무실에서도 별 것 아닌 일에도 큰 소리로 싸우기가 일쑤였습니다. 같은 사무실 사람들도 매번 싸워대는 두 사람 때문에 업무에 집중도 어렵고, 언제 싸울지 몰라 불안해하기도 했죠.
팀장이 지방 출장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울 때에는 특히 더했습니다. 팀장은 약 1주일간 자리를 비우면서 B와 C에게 진행 중이던 임금체계 개선 TF 보고서가 잘 작성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여 마무리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 1주일 동안 B와 C는 A와 다른 직원이 있는 사무실에서는 물론, 외부 컨설팅 업체 직원들 앞에서도 대놓고 큰소리로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우기면서 싸웠습니다. B와 C가 며칠을 계속해서 회의 분위기를 경직시키며 언성을 높여 싸우고 회의 도중 자리를 떠나버리는 일이 생기자 외부 컨설팅 업체 직원들은 B와 C가 회의에 들어오면 일을 못하겠다며 A에게 지속적으로 불만을 토해냈고, 그로 인해 업무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아 결국 컨설팅 일정도 지연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급기야 하루는 외부 컨설팅 업체와의 회의 이후에도 감정이 격해졌는지 사무실에서 서로 “이 새끼”라며 욕도 해가면서 싸웠습니다.
외부업체 뿐만 아니라 A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1주일 뒤 팀장이 돌아와서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해 A를 비롯한 TF팀을 질타했는데, A는 B와 C의 다툼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고, 그저 듣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매번 B와 C가 싸울 때마다 사무실 내 분위기가 얼어붙어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눈치가 보일 지경이었습니다. A와 집이 같은 방향이었던 B는 퇴근하면서 C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기 일쑤였는데 이를 받아주지 않을 수도 없었고 너무 적극적으로 받아주다가 혹시라도 C에게 말이 들어가 본인을 좋지 않게 여길까 하는 우려가 되기도 했었죠. 무엇보다 조용하던 사무실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터질까 조마조마하는 것이 A는 너무나도 괴로웠습니다.
퇴사를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심각한 고민 끝에 A는 이런 고충을 사내 고충상담가에게 토로했습니다. 고충상담가는 A의 고충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인지하고, 원한다면 조사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고 안내해주었습니다.
B와 C가 사무실에서 자주 언성을 높이고 싸우는 것도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동일까요?
<판단>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뿐만 아니라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도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 요건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대하여 고용노동부 매뉴얼에서는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간과할 수 없을 정도의 지장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안에서 B와 C는 우위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상호간의 괴롭힘 성립은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B와 C는 A 뿐만 아니라 사무실에 있는 모든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큰소리로 싸우는 일이 빈번했고, 다른 사람이 듣는 상황에서 욕까지 하면서 다투었던 적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A는 업무 수행에 지장이 생겼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사는 것처럼 불안했으며, 퇴사를 고민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B와 C의 잦은 다툼 행위로 인해 A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간과할 수 없을 정도의 지장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어, B와 C의 잦은 다툼은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백준기 행복한일연구소/노무법인 수석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