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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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배우 오영수(79) 씨가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3일 오후 수원지법 성남지원(형사6단독 박상한 판사)은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씨는 법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이 심경을 묻자 "미안합니다. 처신을 잘못한 것 같아요"라고 말한 후 바로 법정에 들어섰다.

오씨는 2017년 7~9월 지방에서 연극 공연을 위해 두 달간 머물던 중 여성 단원 A씨와 산책로를 걷다가 "한번 안아보자"며 양팔을 벌려 껴안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A씨의 주거지 앞 복도에서 오른쪽 볼에 입맞춤했다는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이에 오씨의 변호인은 "A씨와 산책로를 걷고 그의 주거지를 방문한 사실은 있으나, 공소 제기된 추행 사실은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또 공소사실 범행일시가 너무 포괄적이라며 공소 기각을 주장했다.

오씨는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이 변호인이 밝힌 것과 같으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낮은 목소리로 "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판 종료 이후 그는 법정을 나와 "산책로에서 피해 여성의 손을 잡은 사실이 있다"면서도 "추행은 하지 않았다"고 강제추행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다만 이날 피해 여성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피해자는 당시 20대 초반으로 극단 말단 단원이었다"면서 "피해 여성의 사과 요구에는 범행을 인정해놓고, 오씨가 수사 단계에선 혐의를 부인하며 죄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이후 수년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연극계 초년생인 피해자의 신상이 밝혀지지 않게 주의해달라. 또한 신상이 공개될 경우, 피고인 양형에 반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2차 공판은 오는 4월 14일로 피해자 증인신문이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오씨는 2021년 9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으로 출연해 '깐부 할아버지'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월에는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TV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