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디지털트윈플랫폼이 구현한 인천시청 인근 시가지 모습.  인천시 제공
인천 디지털트윈플랫폼이 구현한 인천시청 인근 시가지 모습. 인천시 제공
“인천시의 디지털트윈 플랫폼으로 신규 건축물의 경관을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면 김포 장릉의 경관 훼손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2013년 전국 최초로 지리정보시스템(GIS) 플랫폼을 개발한 인천시는 GIS를 고도화한 ‘인천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13일 밝혔다. 디지털트윈은 특정 지역의 건물, 도로, 각종 시설물 등 실제 도시 모습을 컴퓨터에 똑같이 재현하는 기술이다. 디지털트윈 플랫폼의 개발 총괄을 맡은 조기웅 스마트GIS팀장은 “화재 진압, 건축물 경관심의, 도시 개발 등에 유용하게 사용되며 초일류도시 구축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첨단기술”이라고 말했다.

인천 디지털트윈 플랫폼은 연수, 남동, 부평구 등 8개 구·군의 총면적 540㎢(강화·웅진군은 비행금지구역 제외)에 있는 각종 시설물을 쌍둥이처럼 똑같이 구현했다. 도로를 기반으로 건물, 인구 분포, 대피시설, 상·하수도 등 153종의 정밀 도시 정보가 담겨 있다.

인천시는 이 플랫폼을 올해부터 산하 출자·출연기관(공기관)과 8개 기초단체에 전격 공개해 초일류도시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민선 8기의 공약인 제물포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 조성에 기반이 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디지털트윈 플랫폼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공단소방서는 화재 현장 진압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화재 장소로 접근하는 최단 경로, 주변 위험시설, 바람의 방향(빌딩풍), 건축 구조 등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서다. 특히 화재 건물의 내부 구조를 본부와 이동하는 소방 차량이 동시에 공유하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화재 진압이 가능해졌다. 시는 올해 안에 나머지 소방서에도 순차적으로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했다.

디지털트윈 기술은 기초자치단체의 건축물 경관심의와 인허가 승인 등 행정업무에도 도움이 된다. 자치구에 들어설 신축 건물을 가상도시에 3차원으로 얹혀보면서 인근 건물과의 조화, 경관 훼손, 교통혼잡도, 위험시설 회피 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조 팀장은 “3차원 건축물을 가상도시에 미리 세워보면 경관과 바람길 방향, 일조량 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최적의 건물이 어우러진 도시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안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환경공단 등 14개 공기관은 물론 시민과 기업에도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했다. 일반 시민과 기업은 오는 5~6월께 플랫폼 접속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은 플랫폼을 통해 특정 주택의 일조량, 주변 위험시설, 지하 관로 등을 사전에 확인해 주택 관리와 안전 예방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통신사는 적합한 통신시설의 설치 위치를, 건설사는 3차원 건축물 시뮬레이션으로 최적의 경관을 설정할 수 있다. 류윤기 시 글로벌도시국장은 “본청과 8개 구·군의 다양한 부서에서 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올해 280명의 직원을 전문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