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호 구미시장이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구미 첨단반도체 소재부품 장비 특화단지 유치 국회 토론회에서 유치의 필요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김장호 구미시장이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구미 첨단반도체 소재부품 장비 특화단지 유치 국회 토론회에서 유치의 필요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2010년대 초반 삼성 LG 등 대기업과 협력 업체의 역외 이탈을 시작으로 장기간 침체를 겪어온 경북 구미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산업 심장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변신하고 있다.

한때(2003년) 한국 수출의 13%를 차지했던 구미의 수출 비중은 2019년(233억달러) 4.2%까지 떨어졌다. 더구나 지난 정부 시절 주 52시간제 도입과 최저 임금 인상 등으로 기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2010년 88%대이던 구미 국가산단 가동률은 2019년 67.7%까지, 50인 이하 중소기업 가동률은 40%대까지 내려가 최고의 위기를 맞았다.

구미시는 민선 8기 ‘젊은 지도자’ 김장호 시장이 취임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김 시장 취임 후 6개월 만에 90개 기업으로부터 약 3조원의 투자 유치를 끌어내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말 구미의 수출은 298억달러, 국가산단 가동률은 76.9%를 기록했다. 고용률은 2020년 60.1%에서 지난해 60.5%로 회복했다.

구미시는 올해 미래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반도체·방위산업·메타버스 등 미래 산업을 육성하고,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받아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기업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국가산단 5단지 2단계 착공과 2024년 대구권 광역철도 개통, 2030년 대구경북신공항 건설도 재도약의 기회다. 구미는 대구경북신공항과 직선 10㎞ 거리로 바이어의 접근성이 좋고 항공 수출에 대한 물류 경쟁력도 갖추게 된다.

구미시는 국내 반도체 산업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첨단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산단(2단계, 260만㎡)을 활용한 신속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며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풍부한 공업용수를 확보하고 있다. 용수 공급 능력은 하루 18만8000㎥로 여유량이 77%에 달한다. 2025년까지 5공단 내 에너지센터를 완공하면 3000GWh의 추가 전력 생산과 함께 RE100 지원 등 안정적인 저탄소 전력까지 완비한다.

SK실트론, LG이노텍, KEC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관련 기업 359개가 구미산단 내 밀집해 있고 대구경북신공항으로 물류 경쟁력을 갖춰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에 필요한 당위성과 명분을 충분히 갖고 있다. SK실트론은 12인치 웨이퍼 세계 3위, LG이노텍은 통신용 반도체 기반 세게 1위다. 매그나칩은 디스플레이 구동칩 세계 2위, 원익큐엔씨는 쿼츠웨어 세계 1위, 엘비루셈른은 패키징 사업 세계 3위 기업이다.

김 시장은 “구미는 1969년 대한민국 국가산업단지 1호인 구미국가산단을 필두로 대한민국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열고 3만달러 시대를 선도해온 대표적인 산업 심장이었다”며 “구미 경제 재도약에 다시없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미시는 경상북도와 함께 2031년까지 포스텍, DGIST, 경북대, 금오공대, 대구가톨릭대, 구미전자공고에서 산업 현장의 반도체 인력 수요에 대응할 전문 인력 2만 명도 양성하기로 했다.

구미시가 도전하는 방산 혁신클러스터 사업은 국방 5대 신산업(우주 AI·유무인복합·반도체·로봇)을 기반으로 지역특화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LIG넥스원, 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 대학 연구소, 지역 산·학·연·관·군 협의체 등이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는 게 강점이다. 구미시는 지난해 10월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방산 관련 83개사와 구미방위산업 기업협의회도 발족시켰다.

김 시장은 “방산혁신클러스터 지정으로 연구개발 역량 강화가 필요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의 방산 역량을 강화해 K방산 수출 시대를 이끌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미=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