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출퇴근 직원한테 지각 잦다고 'D등급' 줬다면…
<사례>
A사는 올해부터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1일 8시간 근무하는 정규 근로시간은 유지하되, 직원이 자유롭게 7시부터 11시 중 30분 단위로 인사팀을 통해 출·퇴근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 중입니다.

B팀장은 시차출퇴근 제도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해서 평소처럼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했습니다. 하지만, B팀장의 팀원인 C와 D는 해당 제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B 팀장보다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B팀장은 자신의 팀원들이 자신보다 일찍 퇴근하거나 늦게 출근하는 것에 불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B팀장은 C와 D에게 7월 중간평가에서 성실성 및 근태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C와 D는 정당하게 회사의 제도를 이용한 것에 대하여 B팀장이 인사평가권을 고의적으로 남용했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습니다.

<판단>
사례에 따르면, 회사는 개별 직원이 인사팀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스스로 자신의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용하였으나, 관리자인 B팀장이 해당 제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B팀장이 해당 제도에 대하여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 곧바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회사가 해당 제도의 홍보를 어떻게 했는지, B팀장과 같은 관리자들이 충분히 해당 제도를 이해할 수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회사에서 B팀장 등에게 해당 제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제시된 경우인데도, B팀장이 자신과 다르게 출·퇴근하는 구성원들에 대한 불만을 고의적으로 근태 평가를 낮게 주었다고 볼 수 있다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유발하고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언>
하나의 제도가 시행되면 담당 부서에서 관련 설명회를 개최하고 제도 홍보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제도가 현장에서 조직문화로 안착되는 것은 조직이 처한 환경이나, 문화, 근로자의 개별적인 특성 등에 따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 또는 조직이 가지는 인식의 차이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는 새로운 제도 등이 현장에 정상적으로 안착이 될 수 있도록 B와 같은 관리자 직급을 대상으로 변화된 제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제도 도입의 변화관리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를 함께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시차출퇴근제와 관련하여 각 부서장에게 운영 사례와 함께 부서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해당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여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근태 관련 평가 시 명확한 기준을 제공하는 방법, 부서의 특성을 반영하여 공식 회의시간이나 공동근무시간대(core time)을 설정하는 방법, 인수인계나 협업에 관하여 규칙을 정하는 방법 등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방법은 서로 다른 근로시간을 가지는 직원들 간에 업무협조를 유도할 수 있고,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유연근로시간제 가이드, 2018. 6. 고용노동부 참고). 회사의 이러한 노력은 제도의 성공적인 운영과 함께 구성원들 간에 인식 차로 인하여 발생하는 직장 내 괴롭힘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용선 행복한일연구소/노무법인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