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 vs 출판사, AI 디지털 교과서 시장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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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주도하는 에듀테크
아이스크림미디어·천재교육 등
이미 학습데이터 등 실전 활용
"AI 교과서 내년까지 개발" 자신
'발등에 불' 떨어진 출판사
금성출판사·지학사·미래엔 등
스마트 학습 서비스 경험 부족
"기술 없는데…짧은 일정 부담"
아이스크림미디어·천재교육 등
이미 학습데이터 등 실전 활용
"AI 교과서 내년까지 개발" 자신
'발등에 불' 떨어진 출판사
금성출판사·지학사·미래엔 등
스마트 학습 서비스 경험 부족
"기술 없는데…짧은 일정 부담"
2025년부터 초·중·고교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들어간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교과서 시장에서도 대응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흐름을 주도하는 쪽은 에듀테크업계다. AI 디지털 교과서에는 음성인식 기술부터 빅데이터 분석까지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종이책 출판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1년 내 개발을 마쳐야 하는 촉박한 일정인 데다, 스마트 교과서 개발 경험이 없다는 것도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AI 디지털 교과서엔 다양한 기술이 들어간다. 교과서를 보여주는 전용 뷰어는 물론이고 학생의 학습 활동과 같은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 이 데이터를 분석해 학생별 학습수준을 알려주는 대시보드도 구축해야 한다.
과목별로 보면 영어에선 음성인식 기술과 발음 평가 엔진으로 학생의 말하기 연습을 도와야 한다. AI가 학생과 영어로 자유롭게 대화하기 위해선 문장 유사도를 인지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My name is Jane’과 ‘I am Jane’이라는 문장이 구조는 다르지만 같은 의미임을 AI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학은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의 현재 지식 수준을 추적하는 ‘DKT(지식추적기술)’가 필요하다. 학생이 어떤 개념을 알고 모르는지 판단해 수준에 맞는 문항을 추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 학습지를 보유한 에듀테크 기업들은 이런 기술을 이미 실전에 활용하고 있다. 교과서 시장에 뛰어든 지 2년 만에 업계 1위 수준으로 올라선 아이스크림미디어는 관계사인 아이스크림에듀의 기술을 이용할 계획이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스마트 학습지인 ‘아이스크림홈런’은 하루 1600만 건의 학습 빅데이터를 분석해 학습자에게 1 대 1 맞춤 학습을 제공하고 있다. ‘수학의 세포들’에선 DKT 기술을 활용해 학습자의 개념 이해도를 측정하고, 학년에 관계없이 학습자에게 필요한 문제를 추천한다.
곽윤주 아이스크림미디어 상무는 “스마트 학습지로 쌓은 기술력과 데이터가 있고, 학교 교사를 위한 교육 콘텐츠도 10년 넘게 제공해 그들의 요구 사항도 잘 알고 있다”며 “내년까지 충분히 AI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천재교육 역시 스마트 학습지인 ‘밀크T’의 기술을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에 활용할 전망이다. ‘스마트올’을 보유한 웅진씽크빅은 교과서 출판 경쟁에 참여하진 않지만 참고서 성격의 교육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출판사들은 종이 교과서 개발 경험은 풍부하지만 AI 디지털 기술력은 부족하다. 출판사가 교과서 콘텐츠를 만든 뒤 기술력을 갖춘 다른 에듀테크 업체와 협력하는 방안이 있지만, 출판사들은 스마트 학습 서비스를 기획·운영한 경험도 없다.
촉박한 개발 일정은 전통 출판사에 더 불리한 요인이다. 교육부는 내년 상반기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심사할 계획이라 업체들은 1년 안에 기획과 개발을 마쳐야 한다. 이미 교육 현장에 도입된 단순 디지털 교과서보다도 개발 일정이 짧다. 기존 종이책을 디지털 기기에 옮겨놓은 디지털 교과서는 종이 교과서를 개발한 뒤 이를 디지털화하는 데 추가적으로 1년이 들었다. 내년 9월 종이책 교과서 검정 여부가 확정되는데, 그전에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도 끝내야 한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전통적인 종이책 출판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1년 내 개발을 마쳐야 하는 촉박한 일정인 데다, 스마트 교과서 개발 경험이 없다는 것도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음성인식 등 필요 기술 수십 개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7개 교과서 개발업체는 이달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 회의를 처음으로 열었다. 교육부가 지난달 23일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계획을 발표한 후 빠르게 개발에 착수한 모습이다.AI 디지털 교과서엔 다양한 기술이 들어간다. 교과서를 보여주는 전용 뷰어는 물론이고 학생의 학습 활동과 같은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 이 데이터를 분석해 학생별 학습수준을 알려주는 대시보드도 구축해야 한다.
과목별로 보면 영어에선 음성인식 기술과 발음 평가 엔진으로 학생의 말하기 연습을 도와야 한다. AI가 학생과 영어로 자유롭게 대화하기 위해선 문장 유사도를 인지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My name is Jane’과 ‘I am Jane’이라는 문장이 구조는 다르지만 같은 의미임을 AI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학은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의 현재 지식 수준을 추적하는 ‘DKT(지식추적기술)’가 필요하다. 학생이 어떤 개념을 알고 모르는지 판단해 수준에 맞는 문항을 추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 학습지를 보유한 에듀테크 기업들은 이런 기술을 이미 실전에 활용하고 있다. 교과서 시장에 뛰어든 지 2년 만에 업계 1위 수준으로 올라선 아이스크림미디어는 관계사인 아이스크림에듀의 기술을 이용할 계획이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스마트 학습지인 ‘아이스크림홈런’은 하루 1600만 건의 학습 빅데이터를 분석해 학습자에게 1 대 1 맞춤 학습을 제공하고 있다. ‘수학의 세포들’에선 DKT 기술을 활용해 학습자의 개념 이해도를 측정하고, 학년에 관계없이 학습자에게 필요한 문제를 추천한다.
곽윤주 아이스크림미디어 상무는 “스마트 학습지로 쌓은 기술력과 데이터가 있고, 학교 교사를 위한 교육 콘텐츠도 10년 넘게 제공해 그들의 요구 사항도 잘 알고 있다”며 “내년까지 충분히 AI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천재교육 역시 스마트 학습지인 ‘밀크T’의 기술을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에 활용할 전망이다. ‘스마트올’을 보유한 웅진씽크빅은 교과서 출판 경쟁에 참여하진 않지만 참고서 성격의 교육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개발 기한 1년…전통 출판사에 불리
수십 년 역사를 지닌 전통 출판사들은 AI 디지털 교과서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금성출판사, 동아출판, 지학사, 미래엔 같은 기업이다.이 출판사들은 종이 교과서 개발 경험은 풍부하지만 AI 디지털 기술력은 부족하다. 출판사가 교과서 콘텐츠를 만든 뒤 기술력을 갖춘 다른 에듀테크 업체와 협력하는 방안이 있지만, 출판사들은 스마트 학습 서비스를 기획·운영한 경험도 없다.
촉박한 개발 일정은 전통 출판사에 더 불리한 요인이다. 교육부는 내년 상반기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심사할 계획이라 업체들은 1년 안에 기획과 개발을 마쳐야 한다. 이미 교육 현장에 도입된 단순 디지털 교과서보다도 개발 일정이 짧다. 기존 종이책을 디지털 기기에 옮겨놓은 디지털 교과서는 종이 교과서를 개발한 뒤 이를 디지털화하는 데 추가적으로 1년이 들었다. 내년 9월 종이책 교과서 검정 여부가 확정되는데, 그전에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도 끝내야 한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