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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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임신으로 결혼한 아내가 남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자 A씨는 2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혼인신고 하지 않은 남편에게 결혼식 비용과 혼수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앞서 A씨는 클럽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만난 남자와 분위기에 취해 하룻밤을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겁이 났던 A씨는 임신 중절 수술을 알아봤으나, 의사로부터 "앞으로 임신을 못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그는 고민 끝에 아기를 낳기로 했고, 상대방이 당황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 척한 채 결혼을 추진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르는 상태에서 부부가 됐기 때문인지, 두 사람은 신혼여행을 갔다 오자마자 크게 싸우게 됐다.

집을 나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고 홀로 아기를 낳은 A씨는 "제 품에서 잠든 아기를 보니까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이제야 아기 아빠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그는 책임감 없는 남자였던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결혼 생활을 유지한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다만 최신으로 준비한 가전 도구 등 혼수가 아깝기만 하다. 이에 대한 손해배상과 아기를 그의 자녀로 등록해서 양육비도 받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소연 변호사는 "판례는 사회적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단시일 내에 혼인 관계가 해소됐을 경우 결혼식이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다"며 "결혼식에 든 비용이 무용의 지출이 되므로 그 비용을 지출한 당사자가 사실혼 관계의 파탄에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혼수 같은 가재도구에 대해서는 "결혼 전후 당사자 일방의 비용 지출로 구입했을 경우 반환 청구할 수 있으나 손해배상으로 금전 청구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어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하거나 유지한 재산이 없으면 서로 나눌 재산이 없으므로 재산 분할하지 않아도 된다고도 설명했다.

또 김 변호사는 "남성이 혼인외의 출생자를 자기의 자녀라고 인정하고 신고하는 절차가 필요하며 이걸 '인지'라고 한다"며 "다만 가족관계등록법에서는 아버지가 혼인 외 자녀에 대해서 친생자 출생 신고를 한 때에는 인지 효력이 있다고 본다. 임의로 인지하지 않는다고 하면 따로 인지를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