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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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사정이 안 좋아져서 돈을 더 벌려고 '단기 알바'를 해요. 직장인은 평일에 장기 알바(아르바이트)는 절대 못 하잖아요. 단기 알바는 주말 원하는 시간대에 할 수 있어서 선호해요."

3년 차 직장인 박모 씨(30)는 얼마 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행사에 단기 알바생으로 참석해 주말 12시간 일하고 총 20만원을 벌었다. 이번 주말에는 명동의 한 백화점을 찾아 오픈런(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대기하다가 뛰어가는 것) 단기 아르바이트를 할 예정이다. 토, 일 각각 6시간 동안 줄을 서기만 하면 2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경기 불황 속 사회초년생들과 직장인 사이에서는 '단기 알바'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단기 알바는 1회 성 아르바이트 또는 최소 30분~최대 1개월 이내로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뜻한다.

급전이 필요할 때 일을 하고 바로 돈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최저임금(시간당 9620원)보다 높은 수준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탓에 직장과 단기 알바를 병행하는 이른바 'N잡러(겹벌이)'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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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3일 알바몬에 따르면 알바 경험이 있는 알바생 511명에게 장기 알바와 단기 알바 중 선호하는 근무 기간을 택하게 한 결과, '단기 알바'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이들이 61.6%로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알바를 선호하는 알바생은 Z세대가 64.3%로 가장 높았고, 이어 M세대(62%), X세대(57.5%) 순이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중고 나라' 등을 이용해 단기 알바를 구하는 수요도 적지 않다. 지난 21일 당근마켓이 최근 6개월간(2022년 9월~2023년 2월) 플랫폼 내 '당근알바' 채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단기 알바 일자리 공고 게시글의 67.6%는 1시간 내 지원이 들어왔다. 해당 공고를 올린 사장님 중 42.5%는 10분 이내 지원자와 연결되고 있을 정도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동네 가게 파트타임 일자리를 포함해 무거운 짐 옮기기, 쓰레기 버리기, 반려견 산책시켜주기 등 '이웃의 심부름'까지 단기 알바 게시글로 올라오는 추세다. 지난 설 기간에는 전 부치기, 선물 포장하기, 벌초하기 등 이색 단기 알바 채용 글이 줄을 이었고, 시급도 1만5000원~2만원대로 높게 측정된 탓에 N잡러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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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다닌 지 얼마 안 된 사회초년생 정모 씨(26)는 "주말에 심부름 앱을 이용해 이웃들의 사소한 심부름을 대신하며 돈을 야금야금 모았다"며 "견주 대신 반려견 산책을 시켜준 적도 있는데, 1시간 수당으로 5만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고물가를 체감한 지난해 말부터 단기 알바를 병행하기 시작했다는 직장인 김모 씨(29)는 "회사에서 벌어들이는 소득만으로는 자취방 월세, 식비 등을 감당하면서 결혼 등 미래를 그리기 어려워 보였다"며 "중고 플랫폼에 워낙 다양한 아르바이트 자리가 많이 올라와서 주말에 시간이 남으면 하루에 4~5탕씩 뛰고 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알바몬 관계자는 "취업 전이나 (직장을 다니고 있어도) 부업, N잡을 위해 필요한 때만 짧게 알바를 경험해보려는 이들이 등장하면서 단기 알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