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사진=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사진=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여당인 국민의힘과 결별을 예고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전 목사가 17일 오전 10시 서울 장위동에 위치한 교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 집회' 등 각종 행사를 독자적으로 개최하는 등 국민의힘과 거리를 둘 뜻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 목사의 '결별' 선언은 최근 여당 내부에서 확산 중인 자신에 대한 '손절' 문제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3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전광훈으로 우파통일"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이후 전 목사가 국민의힘 전당대회까지 개입했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전 목사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인은 권력을 갖기 때문에 반드시 종교인의 감시가 필요하다"면서 자신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자 야당은 '전 목사가 여권 넘버 투냐'는 반응을 보였고,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등은 전 목사와 당이 선을 확실히 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홍 시장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전 목사의 손절을 요구하며 리더십을 비판했다. 이에 김 대표는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다.

하지만 전 목사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는 이어졌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과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황교안 전 대표 등이 지도부에 전 목사와의 단절을 촉구했다.

황 전 대표는 14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우리 전광훈 목사가 바뀌었다"며 "타락했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종교적으로 타락했다는 말이냐, 아니면 공천 요구 이런 타락이냐'는 진행자 물음에 "정치적으로 오염됐다. 오염된 거짓 정치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속이고 있는 이 부분에 분노하고 결별을 선언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전 목사의 '황교안에게 21대 총선 때 50억을 줬다', '명절마다 3000만원, 5000만원을 줬다'는 등 발언과 자신에게 '수십명의 공천을 요구'한 일 등을 예로 언급했다.

이에 전 목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힘과 자신은 정권교체를 위한 동지적 관계였을 뿐이며, 일부 정치인들이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보수층의 진정한 마음을 끝까지 안고 가겠다는 등의 메시지를 내면서 자신이 먼저 '국민의힘과 관계 단절'에 나설 예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