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이 30초 같았어요"…1억4000만원 들인 공연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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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드론쇼 첫선, 불꽃축제 못지 않네
2023 한강드론라이트쇼
29일 첫 공연, "Feel The Real Seoul"
주최 측 추산 관람객 1만명 이상
공연 기획·제작 업체는 드론 스타트업 '파블로항공'
2023 한강드론라이트쇼
29일 첫 공연, "Feel The Real Seoul"
주최 측 추산 관람객 1만명 이상
공연 기획·제작 업체는 드론 스타트업 '파블로항공'
2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 앞. 쌀쌀한 날씨와 초속 8m 이상의 강풍이 부는 날씨에도 '한강드론라이트쇼' 첫 공연을 보기 위해 인파가 몰렸다.
2~3시간 전 현장에 도착해 돗자리를 펴고 앉은 시민들도 곳곳에 있었다. 관람객은 무대부터 120m 가량 뒤쪽에 있는 음악분수까지 늘어섰다. 서울시는 1만 명 이상 모인 걸로 추산했다.
서울시는 쇼핑, 음식, K팝을 즐기는 거대 축제 '2023 서울페스타'의 일환으로 ‘2023 한강 불빛 공연(드론라이트쇼)’을 29일 뚝섬한강공원에서 개최했다. 서울시는 LED와 불꽃이 한데 어우러진 서울시만의 독특한 예술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회차 별로 공연 콘셉과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이날 공연의 주제는 'Feel the Real Seoul'. 수도 서울의 매력을 담은 장면들로 내용이 구성됐다. 다음 달 1일엔 한강에서 즐거운 하루”, 5일 “상상놀이터(핑크퐁·아기상어)”, 6일 “도시,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주제로 총 세 번 더 공연이 펼쳐진다.
드론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롯데타워, 청담대교를 배경으로 밤하늘을 도화지 삼아 그림을 그려 나갔다. 첫 번째 형상은 한강의 기적으로부터 탄생한 서울을 표현한 '물결'이었다. 이어 드론 7대가 점을 하나씩 찍으며 북두칠성 별자리를 완성했다. 태초의 출발을 알리는 장면이었다. 드론이 발광다이오드(LED) 불빛만 내다가 갑자기 불꽃을 내뿜으며 반대편으로 이동하자 관람객들은 감탄했다.
이후 거대한 선글라스를 쓴 사람 얼굴이 등장했다. 드라마틱한 배경 음악도 밝은 EDM(전자음악) 풍으로 바뀌었다.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이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표현한 장면이다. 한강 위에 있던 수상 드론에선 폭죽이 터져 흥이 나는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날 가족과 함께 드론 쇼를 관람한 이수진 씨(39)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드론 쇼 정보를 보고 찾아왔는데 공연 시간 10분이 30초처럼 느껴질 정도로 재밌고 감동적인 공연이었다”며 “좋은 추억을 안고 간다”고 전했다.
부모님 손을 붙잡고 공연을 보러 온 정동화 군(11)은 “익숙한 방탄소년단(BTS)의 노래가 배경 음악으로 나와서 더 즐거운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연출한 장면도 눈에 띄었다. 관광지에서 추억을 쌓는 친구·가족을 형상화해 도시의 역동성을 표현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공연의 피날레는 서울시가 28일 예고한 대로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서울, 마이소울’이 장식했다.
시 관계자는 "시범사업인 이번 드론 쇼 반응이 좋으면 하반기부턴 정기적으로 선보일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시는 이날 안전관리도 철저히 했다. 작년 10월 이태원 핼러윈 참사, 최근 김포골드라인 승객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사고 등 대규모 행사 진행 시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최민수 서울시 관광이벤트팀장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구청·경찰서 와 총 세 번에 걸쳐 합동 점검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29일 당일에는 경찰, 소방, 동주민센터 방범단 등의 경비인력 총 62명이 현장에 근무했다.
드론 쇼는 회차당 평균 1억원이 든다. 서울시는 ‘2023 한강드론라이트쇼’에 시 예산 1억4000만원을 투입했다. 기획 및 제작은 드론 스타트업 ‘파블로항공’이 맡았다. 파블로항공은 2018년에 설립한 드론 스타트업으로 기술력으론 업계에서 최정상급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파블로항공은 2020년 한화그룹과 협업해 불빛과 불꽃을 동시에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폭죽의 열이 전자기기인 드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고도의 지식·경험 축적이 필요하다. 기업은 작년 10월 8일 여의도에서 개최된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511대 불꽃 드론 쇼를 선보여 ‘가장 많은 불꽃 드론을 띄운 부문’에서 세계 기네스 기록을 수립했다.
한화그룹에서 20여년 이상 불꽃축제를 기획하다 파블로항공으로 온 이장철 부사장(50)은 "콘셉트 기획, 스토리 구성, 애니메이션 작업, 코딩까지 45일이 걸렸다"며 "오늘 공연을 보니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블로항공은 아트쇼 사업 외에도 배송, 도심항공교통(UAM) 등 드론 관련해 여러 사업 부문에 진출했다. 지난 2월 172개 사가 모인 아시아 최대 '2023 드론쇼코리아'에 GS건설과 LG유플러스, 카카오모빌리티와 ‘UAM퓨처팀’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전시관을 운영했다. 올 8월부턴 전남 고흥에서 진행되는 국내 도심항공교통(UAM) 2025년 상용화를 위한 실증사업에도 참여한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2~3시간 전 현장에 도착해 돗자리를 펴고 앉은 시민들도 곳곳에 있었다. 관람객은 무대부터 120m 가량 뒤쪽에 있는 음악분수까지 늘어섰다. 서울시는 1만 명 이상 모인 걸로 추산했다.
2023 한강드론라이트쇼 첫 번째 공연
오후 8시5분. 567대의 드론이 1·2·3·4단으로 나뉘어 강물 위로 떠 오르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서울시는 쇼핑, 음식, K팝을 즐기는 거대 축제 '2023 서울페스타'의 일환으로 ‘2023 한강 불빛 공연(드론라이트쇼)’을 29일 뚝섬한강공원에서 개최했다. 서울시는 LED와 불꽃이 한데 어우러진 서울시만의 독특한 예술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회차 별로 공연 콘셉과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이날 공연의 주제는 'Feel the Real Seoul'. 수도 서울의 매력을 담은 장면들로 내용이 구성됐다. 다음 달 1일엔 한강에서 즐거운 하루”, 5일 “상상놀이터(핑크퐁·아기상어)”, 6일 “도시,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주제로 총 세 번 더 공연이 펼쳐진다.
드론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롯데타워, 청담대교를 배경으로 밤하늘을 도화지 삼아 그림을 그려 나갔다. 첫 번째 형상은 한강의 기적으로부터 탄생한 서울을 표현한 '물결'이었다. 이어 드론 7대가 점을 하나씩 찍으며 북두칠성 별자리를 완성했다. 태초의 출발을 알리는 장면이었다. 드론이 발광다이오드(LED) 불빛만 내다가 갑자기 불꽃을 내뿜으며 반대편으로 이동하자 관람객들은 감탄했다.
이후 거대한 선글라스를 쓴 사람 얼굴이 등장했다. 드라마틱한 배경 음악도 밝은 EDM(전자음악) 풍으로 바뀌었다.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이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표현한 장면이다. 한강 위에 있던 수상 드론에선 폭죽이 터져 흥이 나는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날 가족과 함께 드론 쇼를 관람한 이수진 씨(39)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드론 쇼 정보를 보고 찾아왔는데 공연 시간 10분이 30초처럼 느껴질 정도로 재밌고 감동적인 공연이었다”며 “좋은 추억을 안고 간다”고 전했다.
부모님 손을 붙잡고 공연을 보러 온 정동화 군(11)은 “익숙한 방탄소년단(BTS)의 노래가 배경 음악으로 나와서 더 즐거운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연출한 장면도 눈에 띄었다. 관광지에서 추억을 쌓는 친구·가족을 형상화해 도시의 역동성을 표현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공연의 피날레는 서울시가 28일 예고한 대로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서울, 마이소울’이 장식했다.
시 관계자는 "시범사업인 이번 드론 쇼 반응이 좋으면 하반기부턴 정기적으로 선보일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시는 이날 안전관리도 철저히 했다. 작년 10월 이태원 핼러윈 참사, 최근 김포골드라인 승객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사고 등 대규모 행사 진행 시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최민수 서울시 관광이벤트팀장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구청·경찰서 와 총 세 번에 걸쳐 합동 점검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29일 당일에는 경찰, 소방, 동주민센터 방범단 등의 경비인력 총 62명이 현장에 근무했다.
순수 국내 기술 '불꽃드론'
드론 쇼는 코딩과 예술의 결합이다. 개발자는 시간대별 드론의 X, Y, Z축 좌표를 설정해 드론이 비행할 항로를 설계한다. 위치 외에도 가속도를 조정할 수 있어 입체감 있고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다.드론 쇼는 회차당 평균 1억원이 든다. 서울시는 ‘2023 한강드론라이트쇼’에 시 예산 1억4000만원을 투입했다. 기획 및 제작은 드론 스타트업 ‘파블로항공’이 맡았다. 파블로항공은 2018년에 설립한 드론 스타트업으로 기술력으론 업계에서 최정상급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파블로항공은 2020년 한화그룹과 협업해 불빛과 불꽃을 동시에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폭죽의 열이 전자기기인 드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고도의 지식·경험 축적이 필요하다. 기업은 작년 10월 8일 여의도에서 개최된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511대 불꽃 드론 쇼를 선보여 ‘가장 많은 불꽃 드론을 띄운 부문’에서 세계 기네스 기록을 수립했다.
한화그룹에서 20여년 이상 불꽃축제를 기획하다 파블로항공으로 온 이장철 부사장(50)은 "콘셉트 기획, 스토리 구성, 애니메이션 작업, 코딩까지 45일이 걸렸다"며 "오늘 공연을 보니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블로항공은 아트쇼 사업 외에도 배송, 도심항공교통(UAM) 등 드론 관련해 여러 사업 부문에 진출했다. 지난 2월 172개 사가 모인 아시아 최대 '2023 드론쇼코리아'에 GS건설과 LG유플러스, 카카오모빌리티와 ‘UAM퓨처팀’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전시관을 운영했다. 올 8월부턴 전남 고흥에서 진행되는 국내 도심항공교통(UAM) 2025년 상용화를 위한 실증사업에도 참여한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