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전환 선수 나화린 "전국체전 도전 포기…농부로 돌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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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 접어두기엔 부담 커…스스로 논란 만든 만큼 무거운 책임감 느껴"
"차별 아닌 구별 필요하단 생각 대회 끝나도 여전…활발한 토론의 장 기대" "전국체전 도전은 포기합니다. 이제 농사꾼 나화린으로 돌아가요."
성전환 여성으로서 국내 최초로 공식 체육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휩쓴 나화린(37) 씨는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생업을 접어두고 전국체전에 매진하기에는 부담이 커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사이클 선수가 아닌 농사꾼으로 돌아가 생업에 전념하면서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해 '성전환 부문' 신설 논의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대회를 마친 현재 국내 매체는 물론 외신 인터뷰와 예능 프로그램 출연까지 다양한 일정이 잡혀 있다.
나씨는 "스스로 논란을 키운 만큼 대회 이후로 무거운 책임감 또한 느끼고 있다"며 "성전환 선수에 관한 차별이 아닌 구별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초 연합뉴스를 통해 강원도민체육대회(도민체전) 사이클 종목에 출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지난 3∼5일 양양에서 열린 도민체전 사이클 여자 일반 부문 3개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휩쓸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나는 논란이 되고 싶다"고 출전 목적을 밝혔다. 다음은 나씨와 일문일답.
-- 이달 초 성전환 여성으로서 국내 처음으로 공식 대회 출전을 선언해 큰 화제가 됐다.
대회를 모두 마친 지금 삶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 큰일을 벌인 만큼 무거운 책임감 또한 느끼고 있다.
그래서 각종 대회에 성전환 부문 신설 논의를 끝까지 잘 이끌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에서 나를 알아본 군인 한 명이 '응원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큰 힘이 됐다.
-- 첫 인터뷰 당시 '논란이 되고 싶다'고 공언했고, 그 말처럼 실제로 논란을 불러왔는데, 이제 다른 목표가 있는지.
▲ 논란이 되겠다는 계획은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로 잘 해낸 것 같다.
'이제 여성 농업인으로서 조용히 지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벌여놓은 일은 끝까지 책임져야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
여러 매체에 출연해 활발한 토론의 장을 만들겠다.
-- 이달 초 도민체전에서 금메달 2개·은메달 1개를 땄다.
전국체전 출전 도전이라는 목표는 변함없는지.
▲ 이번 대회를 통해 전국대회에 출전하기에는 실력이 크게 부족하다고 느꼈다.
전국체전에 나가려면 훈련에 전념해야 하는데 그러면 생업(아스파라거스 농사)을 포기해야 한다.
부담이 크기에 전국체전 출전은 포기하기로 했다. -- 매체들로부터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기사는 다 챙겨보는 편인지.
▲ 대회 기간에는 너무 바빠서 제목만 읽었다.
거기서 오보를 발견하고는 기사들을 꼼꼼히 챙겨봤다.
악성 댓글도 있지만, 댓글을 통해 공정에 관한 자유로운 논의와 토론도 활발하다고 들었다.
내가 경기에 출전한 이유가 바로 그런 논의를 이끌고자 함이었기에 뿌듯하다.
-- 해외에서 뜨거운 '성전환 선수' 담론을 국내로 이끌었다.
진정한 공정을 위해서는 차별이 아닌 구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경기에 직접 뛰면서 그 생각 변함없는지.
▲ 구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
성전환 부문을 신설하지 않는다면 성전환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 모두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성전환 여성은 좋은 성적을 거둬도 결코 명예롭지 못할 것이고 다른 여성은 힘이 빠질 것인데 둘을 같이 뛰게 하는 것이 오히려 차별 아닌가.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 전국체전은 힘들겠지만, 도민체전은 매년 출전하고 싶다.
모두가 함께 뛰는 경쟁 종목이 아닌 기록 종목으로 나갈까 한다.
도민체전 출전은 마치 명절에 고향에 가는 기분이다.
계속 세상에 나를 내보이면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성전환자들이 많이 있음을 알리고 싶다.
우리를 바라보기 불편하다고 어려워하면 배제하기보다는 서로 대화하면서 차이를 맞추고 어울리는 게 낫지 않을까. /연합뉴스
"차별 아닌 구별 필요하단 생각 대회 끝나도 여전…활발한 토론의 장 기대" "전국체전 도전은 포기합니다. 이제 농사꾼 나화린으로 돌아가요."
성전환 여성으로서 국내 최초로 공식 체육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휩쓴 나화린(37) 씨는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생업을 접어두고 전국체전에 매진하기에는 부담이 커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사이클 선수가 아닌 농사꾼으로 돌아가 생업에 전념하면서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해 '성전환 부문' 신설 논의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대회를 마친 현재 국내 매체는 물론 외신 인터뷰와 예능 프로그램 출연까지 다양한 일정이 잡혀 있다.
나씨는 "스스로 논란을 키운 만큼 대회 이후로 무거운 책임감 또한 느끼고 있다"며 "성전환 선수에 관한 차별이 아닌 구별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초 연합뉴스를 통해 강원도민체육대회(도민체전) 사이클 종목에 출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지난 3∼5일 양양에서 열린 도민체전 사이클 여자 일반 부문 3개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휩쓸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나는 논란이 되고 싶다"고 출전 목적을 밝혔다. 다음은 나씨와 일문일답.
-- 이달 초 성전환 여성으로서 국내 처음으로 공식 대회 출전을 선언해 큰 화제가 됐다.
대회를 모두 마친 지금 삶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 큰일을 벌인 만큼 무거운 책임감 또한 느끼고 있다.
그래서 각종 대회에 성전환 부문 신설 논의를 끝까지 잘 이끌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에서 나를 알아본 군인 한 명이 '응원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큰 힘이 됐다.
-- 첫 인터뷰 당시 '논란이 되고 싶다'고 공언했고, 그 말처럼 실제로 논란을 불러왔는데, 이제 다른 목표가 있는지.
▲ 논란이 되겠다는 계획은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로 잘 해낸 것 같다.
'이제 여성 농업인으로서 조용히 지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벌여놓은 일은 끝까지 책임져야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
여러 매체에 출연해 활발한 토론의 장을 만들겠다.
-- 이달 초 도민체전에서 금메달 2개·은메달 1개를 땄다.
전국체전 출전 도전이라는 목표는 변함없는지.
▲ 이번 대회를 통해 전국대회에 출전하기에는 실력이 크게 부족하다고 느꼈다.
전국체전에 나가려면 훈련에 전념해야 하는데 그러면 생업(아스파라거스 농사)을 포기해야 한다.
부담이 크기에 전국체전 출전은 포기하기로 했다. -- 매체들로부터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기사는 다 챙겨보는 편인지.
▲ 대회 기간에는 너무 바빠서 제목만 읽었다.
거기서 오보를 발견하고는 기사들을 꼼꼼히 챙겨봤다.
악성 댓글도 있지만, 댓글을 통해 공정에 관한 자유로운 논의와 토론도 활발하다고 들었다.
내가 경기에 출전한 이유가 바로 그런 논의를 이끌고자 함이었기에 뿌듯하다.
-- 해외에서 뜨거운 '성전환 선수' 담론을 국내로 이끌었다.
진정한 공정을 위해서는 차별이 아닌 구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경기에 직접 뛰면서 그 생각 변함없는지.
▲ 구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
성전환 부문을 신설하지 않는다면 성전환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 모두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성전환 여성은 좋은 성적을 거둬도 결코 명예롭지 못할 것이고 다른 여성은 힘이 빠질 것인데 둘을 같이 뛰게 하는 것이 오히려 차별 아닌가.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 전국체전은 힘들겠지만, 도민체전은 매년 출전하고 싶다.
모두가 함께 뛰는 경쟁 종목이 아닌 기록 종목으로 나갈까 한다.
도민체전 출전은 마치 명절에 고향에 가는 기분이다.
계속 세상에 나를 내보이면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성전환자들이 많이 있음을 알리고 싶다.
우리를 바라보기 불편하다고 어려워하면 배제하기보다는 서로 대화하면서 차이를 맞추고 어울리는 게 낫지 않을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