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광주 워터밤' 인스타그램
사진='광주 워터밤' 인스타그램
여름 축제 '워터밤' 측이 광주 공연 개최 열흘을 앞두고 공연 취소 소식을 전했다. 이어지는 극심한 가뭄에 공연을 강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워터밤 광주 2023' 측은 28일 공식 예매처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을 통해 "현재 장맛비가 내릴 예상에도 불구하고 가뭄이 해갈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워터밤 공연을 강행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광주 지역은 그동안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시민들이 절수 운동을 계속하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워터밤 관계자들과 아티스트들을 포함한 모든 분들은 광주광역시에서 가뭄이 해소되기를 소망하며 절수 운동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다려 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공연 티켓은 일괄적으로 취소 처리하고 결제한 수단으로 전액 자동 환불될 예정이니 직접 취소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워터밤은 물을 뿌리며 진행하는 음악 축제로,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대표적인 여름 축제로 꼽히지만, '물낭비'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특히 기록적인 가뭄이 이어졌던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3년 만에 워터밤 공연이 재개되자 배우 이엘이 "워터밤 콘서트 물 300톤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하는 등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광주는 가뭄으로 인해 올 초 식수난 위기 직전까지 몰렸던 지역이다. 지난 3월 5일 상수원인 동복댐(전남 화순 소재)의 저수율이 18.28%, 주암댐과 조절지댐의 저수율이 20.26%를 보이면서 1992~1993년의 제한 급수 이래 가장 심각한 식수난의 위기를 겪었다. 이후 비가 내리면서 제한 급수 위기는 벗어났다.

지난 27일 광주·전남 지역에는 호우 특보가 발효돼 최대 283mm의 강한 비가 쏟아지고 오는 30일까지 100~200mm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으나, 여전히 가뭄이 해갈되진 않은 상황이다.

이번 광주 공연 취소를 두고 주최 측의 늑장 대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에서 누리꾼들은 "광주는 작년부터 가뭄으로 심각했던 곳인데 애초에 워터밤 열 생각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 "기획 단계부터 가뭄 상황을 고려했어야 한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워터밤은 지난 23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9개 도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광주 공연은 오는 7월 8일 개최 될 예정이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