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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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를 중심으로 보이기 시작한 붉은등우단털파리(이하 러브버그)가 북한산 정상에서도 발견됐다.

3일 곤충학계 등에 따르면 요즘 서울과 경기 일부지역에 러브버그가 대량으로 발생한 것은 장맛비가 내린 이후 지난 주말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숲속에 남아있던 개체군이 한꺼번에 우화했기 때문이다.

러브버그는 떼로 날아다니는 경향이 있고 장애물 없이 탁 트인 공간을 선호하기 때문에 고도가 높은 북한산 정상 백운대까지도 오를 수 있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러브버그의 생존기간 등을 고려하면 다음 주 정도부터 개체수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러브버그는 고향이 중국 남부와 대만인 외래종인데 2015년 일본 오키나와에서, 작년 한국 수도권에서 관찰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에 들어온 것이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관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후변화보다는 무역 등 국제교류 과정에서 유입됐다고 보는 주장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국립생물자원관 기후환경생물연구과 박선재 연구관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남쪽 지역에서부터 서서히 올라온 것이 아니라 수도권에서 주로 관찰되고 있다"라며 "인천항과 김포공항 등에서 교역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등산객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국립공원공단은 살충제를 살포하는 화학적 방제나 천적을 도입하는 생물학적 방제를 실시하지는 않을 것임을 공고히 하고 있다.

러브버그를 죽이기 위해 뿌린 살충제가 다른 생물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고 또한 향후 살충제에 적응한 다른 곤충이 대발생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천적을 타지에서 함부로 들여왔다가는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박 연구관은 "붉은등우단털파리는 밝은 색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우화 시기 대발생 지역에 끈끈이트랩을 설치해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천적을) 도입할 때는 사전에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해살이 곤충인 러브버그가 익충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방제 필요성은 더 작아진다. 러브버그는 유충일 때 흙바닥에서 낙엽과 유기물을 먹으면서 살기 때문에 지렁이처럼 토양을 비옥하게 해준다.

한편, 서울대 연구진이 작년 12월 미국 곤충학회가 발간한 학술지 '종합적 유해생물 관리'에 게재한 논문에서도 "앙상블 종 분포 모델링 결과 앞으로 50년 내 동북아시아와 일본 상당 부분이 붉은등우단털파리가 살 수 있는 지역으로 바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