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강남경찰서 제공
사진=서울강남경찰서 제공
서울 강남 일대에서 만취객을 돕는 척하며 스마트폰에 강제로 지문을 인식시켜 수천만 원을 가로챈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도·절도·공갈·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를 받는 A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강남·서초·송파 등 유흥가 일대에서 만취객을 상대로 11차례에 걸쳐 5500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한 행인을 부축해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간 뒤, 지문 인식으로 스마트폰의 잠금을 해제하고 대출까지 받는 등 자신의 계좌로 돈을 이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피해자들이 술에 취해 범행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하기도 했다. 그는 범행 당시 만난 만취객에게 "차량에 구토했는데 기억하느냐", "당신이 임신한 내 아내를 쳐서 넘어뜨렸다" 등의 허위 사실로 협박해 추가로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비슷한 사건들을 접수해 수사하던 중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범인을 특정했다. 이후 지난달 30일 강남구 선릉역 인근 거리에서 A씨를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취객 상대 범행이 이어질 가능성을 감안해 야간 순찰 활동을 강화하겠다"며 "건전한 음주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