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의 근로자들이 수소압축기의 성능을 측정하고 있다.  /대하 제공
대하의 근로자들이 수소압축기의 성능을 측정하고 있다. /대하 제공
부산 지역 수소 시험장비 제조 전문기업 대하가 액화수소 검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기화 상태의 수소보다 압력이 크게 줄어 관련 시장 형성에 가장 큰 걸림돌인 안전성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평가다. 한국남부발전도 국내 최초의 수소혼소발전소 사업에 들어가는 등 지역에서 수소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하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우수기업연구소육성사업(ATC+)에 선정돼 액화수소용 펌프 개발 사업을 수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대하가 주관하고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부산대가 참여 기관으로 구성됐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유럽 등 일부 선진국만 보유한 액화수소 충전소 관련 기자재와 운영 기술의 국산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액화수소 관련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기체 상태의 수소 압력은 700bar 수준으로, CNG(압축천연가스, 205bar)보다 높다. 높은 압력 상태의 연료를 다루다 보니 관련 기자재의 기술 장벽도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 액화 상태의 수소 압력은 통상 2bar 수준으로, 대하는 13bar 수준의 압력 상태까지 견디고 운용이 가능한 시험검사장비와 펌프를 제조할 계획이다. 허기 대하 대표는 “관련 법 제정이 빠르게 이뤄지면 늦어도 2025년부터 액화수소 관련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본다”며 “고압 관련 기술에서 초저온 기술로 빠르게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하는 2006년 고압가스 시험 장치 제조기업으로 출발한 뒤 2021년 국내 최초로 산업부로부터 수소 전문기업에 선정됐다. 현재 액화수소 생산을 위한 소형 액화기와 드론 등에 두루 활용되는 착탈식 용기 안전 시스템 등을 개발 중이다. 허 대표는 “대하의 영업이익률은 약 12%로, 제조업 평균치(약 5%)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수소 시험 검사장비 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고부가가치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대하 이외에도 부산지역에서 수소와 관련한 다양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국내 최초로 가스터빈 수소 혼합 연소 리트로핏 기술 개발 및 실증 사업을 발전 공기업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17개 기관과 함께 추진한다. 기존의 가스터빈을 50% 이상 수소 연료로 혼합해 운영하는 전환 기술을 수행할 방침이다.

이택호 부산대 화학교육과 교수 연구팀은 고분자로 전극을 개발해 태양광을 이용한 수소 생산 효율을 향상하는 데 성공했다. 광산화 전극에 고분자층을 도입해 빛에 의해 생성된 전하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기술이다. 근적외선 영역까지 포함한 넓은 범위의 태양광을 이용해 그린 수소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길이 열린 셈이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유기 반도체가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 소재로 부상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