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 / 사진=연합뉴스
오은영 박사. / 사진=연합뉴스
최근 추락한 교권 문제를 두고 일각에서 육아 전문가 오은영 박사 책임론이 제기된 가운데, 오 박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네티즌들 간의 거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벌 금지'를 강조하는 오 박사의 교육관이 악성 민원을 부추겼다는 의견과 '생사람을 잡는다'는 반박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번 논란은 지난 19일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서천석 서울대 의학 박사가 오 박사가 진행하는 상담 방송을 비판하면서 화두에 올랐다. 서 박사는 당시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으로부터 폭행당한 교권 침해 문제를 짚으면서 매우 심각해 보이는 아이의 문제도 몇 번의 상담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서 박사는 SNS에 "무슨 상담 몇 차례나 교육 몇 차례? 바보나 얼뜨기 아마추어 아니면 그런 것으로는 씨알도 안 먹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쯤은 다 안다"며 "'금쪽이 류'의 프로그램들이 지닌 문제점은 방송에서 제시하는 그런 솔루션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서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매우 심각해 보이는 아이의 문제도 몇 차례의 상담, 또는 한두 달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듯 꾸민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결 못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책임이 갈 수밖에 없다"며 "실력이 부족하든, 노력이 부족하든 둘 중 하나다. 그런데 그리 간단한 게 아니라는 것쯤은 정신과 의사라면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박사 SNS 댓글창에서 갑론을박을 벌이는 네티즌들.
오 박사 SNS 댓글창에서 갑론을박을 벌이는 네티즌들.
이후 서 박사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으나, 서 박사의 의견에 공감한 네티즌들이 각종 커뮤니티에 이어 오 박사의 SNS까지 찾아가 비판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이들은 "박사님 덕에 교육현장에 금쪽이만 있다", "약물치료 없이 금쪽이와 30명 남짓한 아이들을 1년만 현장에서 가르쳐보라", "세상이 금쪽이 중심으로 돌아가야 하나" 등의 반응이다. 특히 오 박사가 쓴 책의 몇 대목을 끌어와 "교권 추락에 한몫하셨다"며 비난하는 이들이 많았다.

반면 오 박사가 버릇 없는 아이를 방치하라고 한 적 없다며 옹호하는 의견도 다수였다. 애꿎은 오 박사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는 목소리였다. 이들은 "이번 비극은 교사를 악성 민원에 방치하는 시스템의 문제", "학부모 갑질이 문제인 거지 왜 오 박사가 사과해야 하나", "괜히 오 박사에게 화살 돌리지 말아라", "진상 짓으로 사람 죽이지 말라니까 여기 와서 또 이러고 있다", "이때다 싶어 흠집 내고 끌어내리려 하지 말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담임 교사 사망 사건, 양천구 공립초등학교 교사 폭행 사건 등 교권 침해 문제가 이어지면서 사회가 들끓고 있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지난 21∼24일 전국 초등교사 23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99.2%인 2370명에 달했다. 교권침해 유형으로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49.0%)이 가장 많았고,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불응·무시·반항'(44.3%), '학부모의 폭언·폭행'(40.6%), '학생의 폭언·폭행'(34.6%) 등이 뒤를 이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