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사태 지켜보던 자폐 2급 아빠의 조언 "아이 바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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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겸 유튜버 주호민 씨가 자기 자녀를 학대한 혐의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고소하며 불거진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다.
주 씨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며 방송·광고 등에서 그의 모습이 지워졌고 교육계는 직위해제 상태였던 교사 당사자의 복직을 발표하는 등 교권찾기 움직임을 보였다. 경기도 교육청은 교육적 책무를 실천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권리를 찾는다며 그간 아동학대 고소 등으로 억울하게 직위해제된 교사들에 대해 전수조사도 나서기로 했다.
논란의 확산을 지켜보던 한 자폐아의 아버지는 온라인상에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자신을 자폐 2급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한 A 씨는 지난 1일 커뮤니티에 "작년엔 우영우 신드롬 덕분에 자폐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운을 떼고 "최근에는 주호민 씨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A 씨는 "제 아이는 현재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면서 "얼마 전 이동식 칠판에 다리가 걸려 골절을 입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담임 선생님은 몇번이나 전화해서 연신 죄송하다고 하고 걱정을 많이 해줬다. 솔직히 선생님에 대한 원망은 전혀 없다"면서 "그 이유는 제 아이를 잘 알기 때문이다. 솔직히 집에서도 통제가 힘들 정도의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런 아이인 걸 알기에 학교를 다닐 수 있고 (선생님이) 수업을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아이가 어디엔가 부딪혀 얼굴에 멍이 들 때도 있지만 선생님께 전후 사정만 물어보고 책임을 물어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자폐아 부모로서 내 아이를 바로 보는 시각도 필요하지 않은지 그런 생각이 든다"면서 "어느 정도는 학교나 선생님을 믿고 맡겨야 한다. 비장애아에 비해 더 많이 걱정되고 신경은 쓰이지만 내 아이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선생님의 잘못만 따지고 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주 씨 논란으로 불거진 사회적 인식 탓에 특수학급에 자녀를 맡긴 부모들도 상처받고 있다.
발달장애 2급 자녀의 어머니 B 씨는 "아이가 지적장애가 있어서 특수 학급에서 수업받고 있다. 항상 무슨 일이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걱정이 되는 것은 맞지만 이번 일로 다른 발달장애 아이들에게도 불똥이 튈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주 씨 관련 기사에는 "발달장애 아이를 일반학급에 배정하지 마라"라는 댓글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댓글에는 "다른 아이들의 인권도 있는데 발달장애 아이들을 무조건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봉사와 희생 끝에 배신하는 부모가 있으니 고마움도 모르는 부모들은 직접 아이들을 케어하라고 해라"라고 적혀 있었다.
B 씨는 "자폐 아동들의 행동에는 원인이 다 있다. 주호민이 일을 키운 건 사실이지만 특수교사가 짜증 섞인 말투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 공개가 된다면 차라리 잘잘못이 가려질 텐데 막연한 논란만 커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앞서 해당 교사 변호인 측은 아이에게 짜증을 일부 냈을 뿐 욕설·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주 씨 부부는 자기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고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해 9월,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주 씨 아들은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의 돌발행동을 저질러 일반 학급에서 특수 학급으로 분리 조치 됐다. 이후 주 씨 아들은 불안 반응을 보이며 등교를 거부했고, 이에 주 씨의 아내가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켰다. 이후 이들 부부는 담당 교사가 자기 아들에게 '훈육이 아닌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라며 그를 고소했다
해당 학교의 학부모와 동료 교사들은 A씨의 선처를 위해 탄원서 80여 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다른 지역 특수 교사들 역시 소송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주 씨는 "해당 교사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다른 학부모님들께 큰 고충을 드리게 된 점 괴롭다. (그래서 다른 학부모들이) 탄원도 했을 거라 생각하며 이를 이해한다"면서도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니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주 씨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며 방송·광고 등에서 그의 모습이 지워졌고 교육계는 직위해제 상태였던 교사 당사자의 복직을 발표하는 등 교권찾기 움직임을 보였다. 경기도 교육청은 교육적 책무를 실천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권리를 찾는다며 그간 아동학대 고소 등으로 억울하게 직위해제된 교사들에 대해 전수조사도 나서기로 했다.
논란의 확산을 지켜보던 한 자폐아의 아버지는 온라인상에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자신을 자폐 2급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한 A 씨는 지난 1일 커뮤니티에 "작년엔 우영우 신드롬 덕분에 자폐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운을 떼고 "최근에는 주호민 씨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A 씨는 "제 아이는 현재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면서 "얼마 전 이동식 칠판에 다리가 걸려 골절을 입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담임 선생님은 몇번이나 전화해서 연신 죄송하다고 하고 걱정을 많이 해줬다. 솔직히 선생님에 대한 원망은 전혀 없다"면서 "그 이유는 제 아이를 잘 알기 때문이다. 솔직히 집에서도 통제가 힘들 정도의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런 아이인 걸 알기에 학교를 다닐 수 있고 (선생님이) 수업을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아이가 어디엔가 부딪혀 얼굴에 멍이 들 때도 있지만 선생님께 전후 사정만 물어보고 책임을 물어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자폐아 부모로서 내 아이를 바로 보는 시각도 필요하지 않은지 그런 생각이 든다"면서 "어느 정도는 학교나 선생님을 믿고 맡겨야 한다. 비장애아에 비해 더 많이 걱정되고 신경은 쓰이지만 내 아이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선생님의 잘못만 따지고 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주 씨 논란으로 불거진 사회적 인식 탓에 특수학급에 자녀를 맡긴 부모들도 상처받고 있다.
발달장애 2급 자녀의 어머니 B 씨는 "아이가 지적장애가 있어서 특수 학급에서 수업받고 있다. 항상 무슨 일이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걱정이 되는 것은 맞지만 이번 일로 다른 발달장애 아이들에게도 불똥이 튈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주 씨 관련 기사에는 "발달장애 아이를 일반학급에 배정하지 마라"라는 댓글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댓글에는 "다른 아이들의 인권도 있는데 발달장애 아이들을 무조건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봉사와 희생 끝에 배신하는 부모가 있으니 고마움도 모르는 부모들은 직접 아이들을 케어하라고 해라"라고 적혀 있었다.
B 씨는 "자폐 아동들의 행동에는 원인이 다 있다. 주호민이 일을 키운 건 사실이지만 특수교사가 짜증 섞인 말투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 공개가 된다면 차라리 잘잘못이 가려질 텐데 막연한 논란만 커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앞서 해당 교사 변호인 측은 아이에게 짜증을 일부 냈을 뿐 욕설·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주 씨 부부는 자기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고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해 9월,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주 씨 아들은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의 돌발행동을 저질러 일반 학급에서 특수 학급으로 분리 조치 됐다. 이후 주 씨 아들은 불안 반응을 보이며 등교를 거부했고, 이에 주 씨의 아내가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켰다. 이후 이들 부부는 담당 교사가 자기 아들에게 '훈육이 아닌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라며 그를 고소했다
해당 학교의 학부모와 동료 교사들은 A씨의 선처를 위해 탄원서 80여 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다른 지역 특수 교사들 역시 소송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주 씨는 "해당 교사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다른 학부모님들께 큰 고충을 드리게 된 점 괴롭다. (그래서 다른 학부모들이) 탄원도 했을 거라 생각하며 이를 이해한다"면서도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니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