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끼치지 말자"…모친상 이상민 장관, 빈소도 없이 조용한 장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사진)이 지난 1일 모친상을 당했지만 빈소를 차리지 않고 조용하게 장례를 치른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발인식은 3일 오전 열렸다.

이날 행안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모친이 별세했지만 부고를 내지 않았고 빈소도 차리지 않았다. 고위 공직자가 경조사를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 장관처럼 부모상에 빈소까지 차리지 않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수재민의 고통이 아직 가시지 않았고 전국적인 폭염과 휴가철이 겹친 시점에 모친상을 알리면 여러 사람에게 불편과 폐를 끼칠 수 있어 장례를 조용하게 치른 것이라고 행안부는 전했다. 이 장관은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면 모친상 소식이 알려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가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지난해 12월 장인상을 당했을 때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른 바 있다.

이 장관의 모친은 약 한 달 전 말기 췌장암 진단을 받았고 지난달 13일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지난달 25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행안부 장관으로 복귀한 뒤 수해 현장, 국회 일정과 더불어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1일 열린 국무회의에도 참석했다. 이 장관은 1일 오후 세종시에서 행안부 직원들을 격려하던 중 모친 별세 소식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예정됐던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개영식에는 한창섭 행안부 차관이 대신 참석했다.

주변에 부고를 알리지 않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공동위원장인 이 장관이 개영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놓고 추측이 분분했다. 이 장관은 모친 발인식을 치른 3일 새만금 잼버리 온열환자 대책을 마련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 장관은 조만간 현장을 찾아 안전 점검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