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도망칠 때…피해자에 달려간 서현역 '10대 영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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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구 서현역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현장서 피해자 지혈 도운 남학생 포착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현장서 피해자 지혈 도운 남학생 포착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참혹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졌다. 혼잡한 상황에서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지혈하며 피해자 곁을 지킨 10대 시민 영웅 윤도일(18) 군을 현장에서 만나 긴박했던 상황을 들어봤다.
그는 한경닷컴에 "길을 가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다 도망가고 있길래 고개를 돌려보니 여성 한 분, 남성 한 분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여성의 경우 흰색 바지가 피로 다 젖어있었고, 남성도 스스로 지혈하고 있었다"며 "제 손으로 피해자들의 상처 부위를 세게 눌러서 30분간 지혈했다"고 했다. 또 "여성분 몸이 많이 차가우셨다"며 "구급대원들이 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 건 계속 지혈하는 것뿐이었다"고 했다.
응급 처치 도중 피해 여성의 부모부터 걸려 오는 전화를 대신 받았다고도 했다. 윤 군은 "여성분 부모님께서 계속 전화가 오길래 직접 받아서 '지금 따님께서 서현역 광장에 쓰러져 계셔서 빨리 오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며 "(피해 여성의) 어머니께서 오셔서 구급차를 타고 가시는 것까지 봤다"고 했다. 윤 군은 '무서웠을 텐데 어떻게 나서게 됐느냐'고 묻자 "피 흘리고 쓰러져있길래 도와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가서 보니까 칼에 찔려있는 모습을 보고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분이 상태가 많이 안 좋으셨는데 꼭 무탈하셨으면 좋겠고, 앞으로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분께 분당 이매동 소재 한 백화점 앞에서 모닝 차량이 인도로 돌진했다. 이후 차를 몰던 남성이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피의자는 2001년생 배달업 종사 남성 A씨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당시 검정 후드를 뒤집어 쓰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A씨는 백화점 1층과 2층을 뛰어다니면서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번 사건으로 발생한 부상자는 총 14명으로, 부상자 중 4명은 차량에 부딪혀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상의 집단이 나를 청부 살인하려 해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앞선 조사에서는 피해망상을 앓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찰은 조현병 등 정신병력과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참담함을 토로했다. 서현역 근처에 거주하는 박 모(56) 씨는 "아이가 이 주변 학원에 다니는데 무섭다고 해서 데리러 왔다"며 "자주 다니는 동네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암담하고 참담하다"고 했다.
주변 학원에 다닌다는 고등학생 강 모(18) 씨도 "신림역에서 얼마 전에 일어난 사건을 보고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주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니 경각심이 생긴다"며 "이 주변 다니기가 너무 무서울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날 밤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신림역 인근 흉기 난동 사건에 이어 묻지마 흉악 범죄가 또 발생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윤 청장은 "묻지마 범죄에 대한 국민 불안이 극도로 높은 가운데 유사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매우 엄중하고 위급한 상황"이라며 "그 누구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테러 행위'와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중밀집 장소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경찰 활동을 강화하고 112 순찰차·기동대 등 경력을 활용해 위력순찰을 실시하는 한편, 자율방범대와 야간합동 순찰,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 모니터링 강화 등 범죄예방 활동을 강력히 시행하라"고 주문했다.
홍민성/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그는 한경닷컴에 "길을 가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다 도망가고 있길래 고개를 돌려보니 여성 한 분, 남성 한 분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여성의 경우 흰색 바지가 피로 다 젖어있었고, 남성도 스스로 지혈하고 있었다"며 "제 손으로 피해자들의 상처 부위를 세게 눌러서 30분간 지혈했다"고 했다. 또 "여성분 몸이 많이 차가우셨다"며 "구급대원들이 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 건 계속 지혈하는 것뿐이었다"고 했다.
응급 처치 도중 피해 여성의 부모부터 걸려 오는 전화를 대신 받았다고도 했다. 윤 군은 "여성분 부모님께서 계속 전화가 오길래 직접 받아서 '지금 따님께서 서현역 광장에 쓰러져 계셔서 빨리 오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며 "(피해 여성의) 어머니께서 오셔서 구급차를 타고 가시는 것까지 봤다"고 했다. 윤 군은 '무서웠을 텐데 어떻게 나서게 됐느냐'고 묻자 "피 흘리고 쓰러져있길래 도와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가서 보니까 칼에 찔려있는 모습을 보고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분이 상태가 많이 안 좋으셨는데 꼭 무탈하셨으면 좋겠고, 앞으로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분께 분당 이매동 소재 한 백화점 앞에서 모닝 차량이 인도로 돌진했다. 이후 차를 몰던 남성이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피의자는 2001년생 배달업 종사 남성 A씨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당시 검정 후드를 뒤집어 쓰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A씨는 백화점 1층과 2층을 뛰어다니면서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번 사건으로 발생한 부상자는 총 14명으로, 부상자 중 4명은 차량에 부딪혀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상의 집단이 나를 청부 살인하려 해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앞선 조사에서는 피해망상을 앓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찰은 조현병 등 정신병력과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참담함을 토로했다. 서현역 근처에 거주하는 박 모(56) 씨는 "아이가 이 주변 학원에 다니는데 무섭다고 해서 데리러 왔다"며 "자주 다니는 동네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암담하고 참담하다"고 했다.
주변 학원에 다닌다는 고등학생 강 모(18) 씨도 "신림역에서 얼마 전에 일어난 사건을 보고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주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니 경각심이 생긴다"며 "이 주변 다니기가 너무 무서울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날 밤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신림역 인근 흉기 난동 사건에 이어 묻지마 흉악 범죄가 또 발생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윤 청장은 "묻지마 범죄에 대한 국민 불안이 극도로 높은 가운데 유사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매우 엄중하고 위급한 상황"이라며 "그 누구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테러 행위'와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중밀집 장소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경찰 활동을 강화하고 112 순찰차·기동대 등 경력을 활용해 위력순찰을 실시하는 한편, 자율방범대와 야간합동 순찰,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 모니터링 강화 등 범죄예방 활동을 강력히 시행하라"고 주문했다.
홍민성/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