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호 군포시장 "경기 중부 7곳 합쳐 '250만 대도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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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하은호 군포시장
과천·광명·안양·안산·의왕·시흥
통합땐 지역내총생산 경기도 1위
행정 서비스·시의회 하나로 관리
예산 낭비 줄이고 업무 효율 높아
과천·광명·안양·안산·의왕·시흥
통합땐 지역내총생산 경기도 1위
행정 서비스·시의회 하나로 관리
예산 낭비 줄이고 업무 효율 높아
하은호 군포시장이 “경기 중부의 군포, 과천, 광명, 안산, 안양, 의왕, 시흥시 등 7개 기초지방자치단체를 하나로 합쳐 인구 250만 명의 대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1989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해체된 옛 시흥군에 포함된 기초지자체를 다시 통합해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22일 군포시에 따르면 하 시장은 지난 9일 경기중부행정협의회 정기회의에서 나머지 6곳의 시장에게 이 같은 시 통합을 제안했다. 그는 “7개의 지자체는 과거 시흥군으로 같은 행정구역이었으나 쪼개지면서 전국 체전 등 대형 행사를 열 수 없어졌고, 쓰레기 소각장과 하수처리장 등 시설을 도시마다 갖춰야 하는 등 부작용도 크다”며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제안은 아니다. 나머지 6곳의 지자체장이 대체로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나타내는 데다, 주민투표와 특별법 마련 등의 절차가 만만찮아서다. 그러나 기초지자체의 행정 역량이 미비하고, 예산이 중복·과잉 투자되며 발전이 정체되는 등의 현상을 감안하면 하 시장의 ‘용감한 제안’이 장기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많다.
하 시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기초지자체의 통합은 당선 이전에 행정학자(인하대 행정학 박사)로서 오랫동안 지닌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는 유럽처럼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한 5000명, 1만 명 단위의 지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농촌은 최소 인구 50만 명, 도시는 최소 100만 명이 돼야 자체적인 교통, 경제, 인구 정책을 추진할 수 있어 통합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는 기초지자체의 예산 낭비를 막을 방안이기도 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슷한 행정서비스를 각각의 시가 제공하고, 시의회를 각기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작지 않아서다. 하 시장은 “군포에서 반월호수를 거쳐 안산으로 향하는 지방도의 경우 군포 구간은 4차선, 안산 구간은 2차선”이라며 “한 지자체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또 “행정적으로 통합된다면 지역이기주의에서 불거진 쓰레기 소각장과 화장장 사용 문제 등의 갈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7개의 시는 제각기 독립한 뒤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기능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도시 노후화를 해결하고, 교통망을 확충하는 데 힘을 합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안산·시흥시를 제외하곤 면적도 좁은 편이다.
7개 시가 통합된다면 지역내총생산(GRDP) 합계액 82조6893억원(2020년 기준)으로 경기도 1위 화성시(81조8802억원)를 넘어서고, 인구는 248만 명(5월 말 기준)이 된다. 도내 1위는 물론 인천광역시(298만 명)에 버금가는 규모다. 하 시장은 “이미 안양·과천, 군포·의왕이 택시와 버스 생활권으로 통합돼 있고, 교육지원청도 두 곳 이상을 관할하는 등 하나의 생활권”이라고 했다. 베이징과 뉴욕, 런던 등이 도심 밖 주변을 거대 기초지자체로 구축한 것처럼 한국도 광역 지자체를 없애고, 중앙정부가 거대 기초지자체를 직접 관할하는 행정으로 개편돼야 한다는 게 하 시장의 주장이다.
행정학계와 정치권에서 이 같은 2단계 행정체계를 만들자는 주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기초지자체 통합은 지지부진하다. 군포·안양·의왕과 진주·산청 등 통합 논의가 산발적으로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으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추진과 철회가 반복되고 있다.
지자체의 통합이 지방 분권과 균형 발전이라는 정부 기조에 반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하 시장은 “(지자체를) 쪼개 역량을 잃을 게 아니라 힘을 합쳐 발전할 방안을 찾자는 취지”라며 “(7개 시 통합을 위한) 연구소나 협의체를 만들자고 정식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해당 지역의 추진 동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현모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지원과장은 “현재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기초지자체 간 통합 정책은 없지만 지방의회 의결과 주민투표, 법안 마련 등의 행정통합 절차가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1989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해체된 옛 시흥군에 포함된 기초지자체를 다시 통합해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22일 군포시에 따르면 하 시장은 지난 9일 경기중부행정협의회 정기회의에서 나머지 6곳의 시장에게 이 같은 시 통합을 제안했다. 그는 “7개의 지자체는 과거 시흥군으로 같은 행정구역이었으나 쪼개지면서 전국 체전 등 대형 행사를 열 수 없어졌고, 쓰레기 소각장과 하수처리장 등 시설을 도시마다 갖춰야 하는 등 부작용도 크다”며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제안은 아니다. 나머지 6곳의 지자체장이 대체로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나타내는 데다, 주민투표와 특별법 마련 등의 절차가 만만찮아서다. 그러나 기초지자체의 행정 역량이 미비하고, 예산이 중복·과잉 투자되며 발전이 정체되는 등의 현상을 감안하면 하 시장의 ‘용감한 제안’이 장기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많다.
하 시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기초지자체의 통합은 당선 이전에 행정학자(인하대 행정학 박사)로서 오랫동안 지닌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는 유럽처럼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한 5000명, 1만 명 단위의 지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농촌은 최소 인구 50만 명, 도시는 최소 100만 명이 돼야 자체적인 교통, 경제, 인구 정책을 추진할 수 있어 통합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는 기초지자체의 예산 낭비를 막을 방안이기도 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슷한 행정서비스를 각각의 시가 제공하고, 시의회를 각기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작지 않아서다. 하 시장은 “군포에서 반월호수를 거쳐 안산으로 향하는 지방도의 경우 군포 구간은 4차선, 안산 구간은 2차선”이라며 “한 지자체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또 “행정적으로 통합된다면 지역이기주의에서 불거진 쓰레기 소각장과 화장장 사용 문제 등의 갈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7개의 시는 제각기 독립한 뒤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기능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도시 노후화를 해결하고, 교통망을 확충하는 데 힘을 합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안산·시흥시를 제외하곤 면적도 좁은 편이다.
7개 시가 통합된다면 지역내총생산(GRDP) 합계액 82조6893억원(2020년 기준)으로 경기도 1위 화성시(81조8802억원)를 넘어서고, 인구는 248만 명(5월 말 기준)이 된다. 도내 1위는 물론 인천광역시(298만 명)에 버금가는 규모다. 하 시장은 “이미 안양·과천, 군포·의왕이 택시와 버스 생활권으로 통합돼 있고, 교육지원청도 두 곳 이상을 관할하는 등 하나의 생활권”이라고 했다. 베이징과 뉴욕, 런던 등이 도심 밖 주변을 거대 기초지자체로 구축한 것처럼 한국도 광역 지자체를 없애고, 중앙정부가 거대 기초지자체를 직접 관할하는 행정으로 개편돼야 한다는 게 하 시장의 주장이다.
행정학계와 정치권에서 이 같은 2단계 행정체계를 만들자는 주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기초지자체 통합은 지지부진하다. 군포·안양·의왕과 진주·산청 등 통합 논의가 산발적으로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으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추진과 철회가 반복되고 있다.
지자체의 통합이 지방 분권과 균형 발전이라는 정부 기조에 반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하 시장은 “(지자체를) 쪼개 역량을 잃을 게 아니라 힘을 합쳐 발전할 방안을 찾자는 취지”라며 “(7개 시 통합을 위한) 연구소나 협의체를 만들자고 정식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해당 지역의 추진 동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현모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지원과장은 “현재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기초지자체 간 통합 정책은 없지만 지방의회 의결과 주민투표, 법안 마련 등의 행정통합 절차가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