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씨 아들에 대한 특수교사 정서 학대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가 법정에서 당시 상황이 녹음된 파일 전체를 들어보고 전후 사정을 살피기로 했다./ 사진=주호민 인스타그램 캡처
웹툰 작가 주호민씨 아들에 대한 특수교사 정서 학대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가 법정에서 당시 상황이 녹음된 파일 전체를 들어보고 전후 사정을 살피기로 했다./ 사진=주호민 인스타그램 캡처
웹툰 작가 주호민씨 아들에 대한 특수교사 정서 학대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가 법정에서 당시 상황이 녹음된 파일 전체를 들어보고 전후 사정을 살피기로 했다.

28일 오전 수원지법 형사9단독(곽용헌 판사) 심리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교사 A씨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다.

재판에서 곽 판사는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의 전체 재생이 필요하다고 본다. 필요한 부분만 골라 1∼2분 정도 들을 생각은 없다"며 "지난 기일에 내용이 방대해 다 재생하지 못했는데 녹취록만으로는 안되고 말하는 뉘앙스나 전후 사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본 또는 변호인이 동의한다면 검찰이 음질 개선한 파일로 듣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에는 A씨가 지난해 9월 수업 시간에 주씨의 아들(9)에게 한 발언이 담겼다. 수업 중 녹음된 분량만 2시간 30분에 달한다.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10월30일 오후 2시 4차 공판에서는 오후 내내 녹음파일 재생이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말했다.

A씨 변호인 전현민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당시 피고인은 해당 아동이 맞춤반에 분리 조치되는 바람에 오전 내내 쉬는 시간 없이 장애 아동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야 했다"며 "당시 교실 전체 상황과 맥락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부만 반복할 게 아니라 연속적으로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소장에는 마치 교사가 한꺼번에 발언을 쏟아붓는 듯 작성돼 있는데, '밉상'이라던가 '머릿속에 뭐가 든 거야'라는 등의 발언은 혼잣말"이라며 "검찰 측은 비공개로 검증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미 공소장 내용이 알려져 추가 가해 우려가 없다. 공개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변호인 측은 교사 모르게 녹음된 파일은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한다며 증거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주씨 측은 지난해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A씨의 발언을 장애인인 주 군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라고 판단하고 지난해 12월27일 A씨를 재판에 넘겼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