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개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이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LH 직원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지인 법무사 B씨와 매제 C씨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1년6개월,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들이 개발 정보를 이용해 취득한 땅도 모두 몰수됐다.

A씨는 LH 광명·시흥사업본부에서 도시개발 후보지 발굴·선정 등의 업무를 맡았다. 그는 업무 과정에서 개발 정보를 미리 알고 B, C씨와 함께 2017년 3월~2018년 12월 경기 광명 노온사동 일대 부동산 1만7000㎡를 25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이 부지는 2021년 2월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 예정지로 지정됐고, 작년 4월 기준 시가가 1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1심은 A씨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A씨가 2017년 2월 LH 본사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LH가 직접 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취락 정비사업을 시행한다’는 내부 정보를 취득했다는 점을 근거로 기소했는데, 1심 재판부는 이 정보를 취득한 사실만으로는 유죄를 증명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2심에서 A씨가 취락정비구역뿐만 아니라 ‘일부 유보지를 포함한 특별관리지역 전체에 대한 통합개발 추진 계획’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했다. 2심 재판부는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A씨 등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예비적 공소사실은 그것이 미리 알려질 경우 지가 상승을 유발해 사업계획의 실행을 어렵게 하는 등 LH 입장에서 부패방지권익위법상 ‘업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피고 측 상고를 기각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