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경기가 지난 시즌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개막하는 2010 프로야구부터 주자가 없을 때 투수가 12초 안에 공을 던지도록 하는 '12초룰'을 엄격하게 적용한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 프로야구 경기당 평균 시간은 3시간22분으로 미국(2시간52분)보다 30분,일본(3시간13분)보다도 9분 길었다.

'12초룰'은 한 번 어기면 경고를 받고 두 번째부터는 볼이 선언되는 규칙이다. 사실 프로야구 초창기의 투구 제한 시간 20초를 1997년에 15초로 줄였다가 2005년부터 이미 12초로 개정했다.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올 시즌부터 2루심이 초시계로 직접 시간을 재면서 엄격하게 제재하기로 했다. 시간은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 자리를 잡은 순간부터 재기 시작해 투수가 발을 드는 순간까지 12초를 넘어선 안 된다.

지금 진행 중인 시범경기부터 적용되는 '12초룰'은 현재 야구계의 '뜨거운 감자'다. "야구의 재미를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의견과 "경기속도가 빨라졌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일부 감독과 대부분의 투수들은 '12초룰'로 시간에 쫓겨 타자들과 수싸움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경기 스피드업도 좋지만 생각하는 야구를 할 수 없어 야구의 재미를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몇몇 타자들도 '12초룰'이 반갑지 않다. 삼성의 박한이 등 타석에서 장갑과 헬멧 상태를 점검하는 등 준비 동작이 많은 선수들에게 '12초룰'은 평정심을 잃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빠르고 공격적인 야구가 가능해졌다는 '12초룰' 찬성파도 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타자들에게 삼진당하기 전에 빨리 치라고 할 수밖에 없어 공격 야구에 더 치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범경기 평균 시간이 지난해 시범경기 때보다 10분 이상 단축돼 확실히 경기의 박진감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시즌부터 스트라이크 존이 안쪽과 바깥쪽으로 공 반 개씩 넓어진 것도 큰 변화다.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적극적인 타격을 유도하기 위해 스트라이크 존을 넓혔다"며 "미국 일본 등 세계적으로 존을 넓게 보는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KBO는 스트라이크 존 변경으로 '타고투저' 현상이 희석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