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LG와 무승부…매직넘버 여전히 '6'

프로야구 정규리그 2위 삼성이 1위 SK와 승차를 2경기로 바짝 줄이면서 정규리그 막판 선두 싸움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으로 빠져들었다.

삼성은 16일 광주구장에서 계속된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KIA와 방문 경기에서 9-4로 대승을 거두면서 정규리그 역전 우승의 희망을 부풀렸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1위 SK와 승차를 2경기로 줄였다.

반면 SK는 지난 12일 자력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는 매직넘버를 '6'으로 줄인 뒤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77승1무49패를 거둔 삼성은 6경기만 남겨 놓고 있다.

8경기가 남은 SK에 비해 여유있게 투수진을 운용하면서 매경기 승부에 총력전을 펼칠 수 있어 막판 양팀 간의 1위 다툼은 한결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은 2회 먼저 3점을 뽑으면서 가을잔치의 꿈을 접은 KIA를 몰아붙였다.

배영섭이 2루타로 볼넷으로 나간 선두타자 신명철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김상수의 적시타로 2점을 보탰다.

공수교대 후 이현곤에게 1타점 적시타 등을 내주며 1점차로 쫓긴 삼성은 3회 다시 타선이 불붙었다.

1사 1, 3루에서 배영섭, 채상병이 연속 적시타를 쳤고 대타 이영욱이 희생플라이를 날려 또 3점을 쌓았다.

6-2로 앞선 삼성은 6회 최형우가 쐐기 3점포(24호)를 날리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8월 초 삼성 유니폼을 입은 투수 팀 레딩은 한국 무대에서 2패 뒤 첫 승을 올렸다.

레딩은 선발로 나와 5이닝 동안 2실점했지만 삼진 6개를 따내면서 승리 투수의 감격을 누렸다.

반면 전날 롯데와 경기에서 8회 5점을 내주며 5-6으로 패한 SK는 이틀 연속 뒷문이 열리면서 5-5로 뼈아픈 무승부를 남겼다.

SK는 베테랑 왼손 투수 이승호(37번)가 5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눈부신 역투를 하는 등 초반 분위기를 압도했다.

3회 이재원과 이호준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뽑은 SK는 4회 1점을 추가했고 6회에는 김강민의 솔로포까지 터지면서 4-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이승호의 바통을 이어받은 불펜진이 침묵하던 LG 타선에 불을 지피고 말았다.

엄정욱이 6회 선두타자 박용택에게 2루타를 맞고 박경수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강판했다.

긴급 투입된 정대현도 이택근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김성근 SK 감독은 곧바로 고효준을 마운드에 올려 불 끄기에 나섰다.

그러나 고효준마저 밀어내기로 점수를 주고 말았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전병두는 대타 윤상균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냈고, 이병규(9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만루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이 때 SK는 야수들이 예상치 못한 실책성 플레이를 하면서 다시 수렁에 빠지기 시작했다.

유격수 나주환이 땅볼을 잡아 2루 베이스 위로 토스했으나 2루수 정근우가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1점을 허용했다.

이어 박용근을 또 밀어내기 볼넷으로 내보내고 김준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SK는 9회 선두 타자 안치용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1사 만루에서 대타 김재현의 희생플라이로 어렵사리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SK는 연장 12회까지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결국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고 매직넘버도 줄이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고동욱 기자 cool@yna.co.kr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