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고려대 합격…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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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한 번 못듣는데 지나친 봐주기"…"대학 홍보대사 역할 보상해줘야"
계절학기·원격 동시 강의 등 보완하면 교육 質 문제없어
美 명문大에선 유명인도 일반 학생과 똑같이 수강
계절학기·원격 동시 강의 등 보완하면 교육 質 문제없어
美 명문大에선 유명인도 일반 학생과 똑같이 수강
2014 시즌 미국 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의 고려대 합격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며 1년 내내 대회를 치러야 하는 리디아 고가 정상적으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 때문이다. 일부에선 대부분의 수업이 온라인 강의와 보고서 제출로만 진행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리디아 고를 합격시킨 고려대의 입시행정에 문제가 있다며 운동선수에게도 일반 학생과 같은 학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는 리디아 고가 2015년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심리학과에 지원해 합격했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고려대에는 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4관왕을 차지한 김효주(19)와 전인지(20) 이정민(22) 김민선(19) 등 한국 골프계를 이끄는 막강한 선수 여럿이 재학 중이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이들과 달리 미국에 살고 있고, 뉴질랜드 국적이다. 1년 내내 수업 한 번 들어오기 힘든 외국 국적의 골퍼를 합격시킨 건 다른 체육특기생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큰 특혜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고려대 측은 리디아 고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원규 고려대 학생처장(체육위원장 겸직)은 “리디아 고는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입학해 아직은 학생 선수로 분류돼 있지 않다”며 “입학을 마친 내년 3월께 체육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생 선수의 자격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체육위원회는 축구 야구 농구 등 5개 단체종목과 골프 피겨스케이팅 등 10여개 개인종목 학생을 관리한다. 체육특기생이 아닌 일반 학생으로 입학했더라도 체육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 학생 선수의 자격을 얻게 된다. 리디아 고는 이 경우에 해당한다. 학생 선수 자격을 얻게 되면 교수의 재량에 따라 출석 수업을 온라인 강좌 시청과 보고서 제출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운동선수에게 ‘관대한’ 학사 관리는 다른 대학도 비슷하다. 이번 시즌 미 LPGA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백규정(19)과 장하나(22) 등이 재학 중인 연세대도 체육특기자에게는 필수 이수학점을 줄여주고 있다. 오랜 기간 대회에 나가 수업을 듣기 힘든 경우에는 보고서와 다른 과제를 제출하면 출석을 인정해준다. 교육 전문가들은 다양한 인재의 입학은 환영해야 하지만 일단 들어온 학생에 대해서는 대학이 교육의 질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태중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하버드 등 외국 명문대학도 해마다 수백명의 운동선수를 뽑지만 일반 학생과 똑같은 교육을 받게 한다”며 “일단 입학만 시켜놓고 제대로 교육하지 않는 것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대학 관계자는 “리디아 고의 입학에 따른 홍보효과가 크다”며 “모든 수업을 온라인 강좌로만 하는 것은 무리지만 계절학기와 원격동시강의 등으로 보완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리디아 고가 입학해 공부하기 전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 학사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단정하는 건 무리”라며 “수많은 사이버대학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강좌로 강의를 듣는다고 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선표/김태호 기자 rickey@hankyung.com
고려대는 리디아 고가 2015년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심리학과에 지원해 합격했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고려대에는 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4관왕을 차지한 김효주(19)와 전인지(20) 이정민(22) 김민선(19) 등 한국 골프계를 이끄는 막강한 선수 여럿이 재학 중이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이들과 달리 미국에 살고 있고, 뉴질랜드 국적이다. 1년 내내 수업 한 번 들어오기 힘든 외국 국적의 골퍼를 합격시킨 건 다른 체육특기생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큰 특혜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고려대 측은 리디아 고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원규 고려대 학생처장(체육위원장 겸직)은 “리디아 고는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입학해 아직은 학생 선수로 분류돼 있지 않다”며 “입학을 마친 내년 3월께 체육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생 선수의 자격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체육위원회는 축구 야구 농구 등 5개 단체종목과 골프 피겨스케이팅 등 10여개 개인종목 학생을 관리한다. 체육특기생이 아닌 일반 학생으로 입학했더라도 체육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 학생 선수의 자격을 얻게 된다. 리디아 고는 이 경우에 해당한다. 학생 선수 자격을 얻게 되면 교수의 재량에 따라 출석 수업을 온라인 강좌 시청과 보고서 제출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운동선수에게 ‘관대한’ 학사 관리는 다른 대학도 비슷하다. 이번 시즌 미 LPGA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백규정(19)과 장하나(22) 등이 재학 중인 연세대도 체육특기자에게는 필수 이수학점을 줄여주고 있다. 오랜 기간 대회에 나가 수업을 듣기 힘든 경우에는 보고서와 다른 과제를 제출하면 출석을 인정해준다. 교육 전문가들은 다양한 인재의 입학은 환영해야 하지만 일단 들어온 학생에 대해서는 대학이 교육의 질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태중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하버드 등 외국 명문대학도 해마다 수백명의 운동선수를 뽑지만 일반 학생과 똑같은 교육을 받게 한다”며 “일단 입학만 시켜놓고 제대로 교육하지 않는 것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대학 관계자는 “리디아 고의 입학에 따른 홍보효과가 크다”며 “모든 수업을 온라인 강좌로만 하는 것은 무리지만 계절학기와 원격동시강의 등으로 보완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리디아 고가 입학해 공부하기 전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 학사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단정하는 건 무리”라며 “수많은 사이버대학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강좌로 강의를 듣는다고 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선표/김태호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