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희 "독하게 버텨 KLPGA '10년 개근'…올해는 기필코 '생애 첫승' 배수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도전! 2020 - '베테랑의 반란' 꿈꾸는 김초희
낮엔 공부, 밤엔 골프 연습
'주독야골' 한계로 성적 부진
작년 상금랭킹 76위 그쳐
K-10 클럽 시상식도 못가고
시드전 나가 1위 '반전 드라마'
낮엔 공부, 밤엔 골프 연습
'주독야골' 한계로 성적 부진
작년 상금랭킹 76위 그쳐
K-10 클럽 시상식도 못가고
시드전 나가 1위 '반전 드라마'
‘K-10’ 클럽은 극소수 선수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에서 10년 연속 시드를 유지해야만 자격이 된다. 클럽이 처음 생긴 2017년 4명을 시작으로 2018년 1명, 2019년 6명 등 3년간 이름을 올린 선수가 11명에 머물 정도로 가입이 어렵다. 10년간 꾸준한 실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초희(28)는 지난해 K-10 클럽에 가입한 6명 중 1명이다. 2010년 데뷔해 2019년까지 10년간 시드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19일 이들을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된 ‘KLPGA 대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10년 개근상’을 받게 된 해에 상금 랭킹이 76위에 그쳐 2020년 시드를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시상식장 대신 그가 찾은 곳은 전남 무안에 있는 무안컨트리클럽. 이곳에서 시상식과 같은날 시작된 시드순위전에서 시드를 손에 넣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결과는 대성공. 나흘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내며 순위전 1위를 꿰차는 '반전 드라마'를 써냈다. 그는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다는 절박함이 컸다”며 “앞으로도 롱런하는 꾸준한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주독야골’ 끝 시드순위전 ‘수석’
2018년 김초희의 상금 랭킹은 53위였다. 2016년 33위에서 2년 만에 20계단 떨어졌다. 지난해엔 76위로 순위가 23계단 더 밀렸다. 가파른 순위 하락 배경에는 학업이 있다. 동국대 체육교육학과 2012학번인 그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거의 매일 학교에 갔다. 저녁에 이따금씩 연습하긴 했지만 연습량이 턱없이 줄어든 데다 밀린 수업을 소화하느라 피곤한 상태에서 하는 ‘주독야골'은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학업을 놓을 수도 없었다. “은퇴 후 교단에 서겠다”는 꿈을 위해서다.
김초희는 “졸업을 위해선 학교를 자주 가야 해 연습을 거의 못했다”며 “그린적중률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감도 잃는 것 같아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직 몇 학기 더 남았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하반기 학교 가는 날을 줄이고 연습량을 늘리니 다시 샷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순위전에서 이를 악물고 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돌아봤다.
순위전을 수석으로 통과한 뒤 올해 1월부터는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맞춤형 프로그램을 짜고 체계적인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유산소 등 개인 운동을 매일 하는 가운데 전문 트레이너를 통한 레슨을 1주일에 네 차례 받는 식이다. 샷 연습은 벙커샷과 쇼트게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코스 전장이 점차 길어지고 있어 이번 겨울엔 비거리 강화를 위한 체력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체력을 확 끌어올린 뒤 본격적으로 새 시즌을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는 생애 첫승”
김초희는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효성챔피언십에서 2020시즌을 시작했다. 효성챔피언십은 그가 투어에 데뷔한 후 242번째 출전한 대회다. 이 대회는 10오버파 공동 58위로 마쳤지만 김초희가 이번 시즌 우승컵을 처음 들어올리면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역대 최다 대회 출전 우승' 기록이 그것이다.
그는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안송이 프로가 지난 시즌 최종전 ADT캡스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서는 것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올해 목표는 모든 대회 커트를 통과하는 꾸준함과 함께 생애 첫 우승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안송이는 ADT캡스챔피언십을 제패하며 237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는 역대 최다 대회 출전 우승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최장 기록은 박소연의 167개 대회 만의 우승이었다. 김초희가 이 기록 경신에 도전할 수 있는 것도 10년간 시드를 유지한 꾸준함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평가다.
소속사 에스와이는 그의 이번 시즌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드순위전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지난달 2020시즌 재계약을 체결하며 우승 때 제공하는 인센티브 금액을 상향했다. 김초희는 “항상 응원해주고 경기에 전념할 수 있게 해주는 에스와이 회장님께 고마움이 크다”며 “올해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여느 때보다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김초희(28)는 지난해 K-10 클럽에 가입한 6명 중 1명이다. 2010년 데뷔해 2019년까지 10년간 시드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19일 이들을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된 ‘KLPGA 대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10년 개근상’을 받게 된 해에 상금 랭킹이 76위에 그쳐 2020년 시드를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시상식장 대신 그가 찾은 곳은 전남 무안에 있는 무안컨트리클럽. 이곳에서 시상식과 같은날 시작된 시드순위전에서 시드를 손에 넣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결과는 대성공. 나흘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내며 순위전 1위를 꿰차는 '반전 드라마'를 써냈다. 그는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다는 절박함이 컸다”며 “앞으로도 롱런하는 꾸준한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주독야골’ 끝 시드순위전 ‘수석’
2018년 김초희의 상금 랭킹은 53위였다. 2016년 33위에서 2년 만에 20계단 떨어졌다. 지난해엔 76위로 순위가 23계단 더 밀렸다. 가파른 순위 하락 배경에는 학업이 있다. 동국대 체육교육학과 2012학번인 그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거의 매일 학교에 갔다. 저녁에 이따금씩 연습하긴 했지만 연습량이 턱없이 줄어든 데다 밀린 수업을 소화하느라 피곤한 상태에서 하는 ‘주독야골'은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학업을 놓을 수도 없었다. “은퇴 후 교단에 서겠다”는 꿈을 위해서다.
김초희는 “졸업을 위해선 학교를 자주 가야 해 연습을 거의 못했다”며 “그린적중률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감도 잃는 것 같아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직 몇 학기 더 남았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하반기 학교 가는 날을 줄이고 연습량을 늘리니 다시 샷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순위전에서 이를 악물고 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돌아봤다.
순위전을 수석으로 통과한 뒤 올해 1월부터는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맞춤형 프로그램을 짜고 체계적인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유산소 등 개인 운동을 매일 하는 가운데 전문 트레이너를 통한 레슨을 1주일에 네 차례 받는 식이다. 샷 연습은 벙커샷과 쇼트게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코스 전장이 점차 길어지고 있어 이번 겨울엔 비거리 강화를 위한 체력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체력을 확 끌어올린 뒤 본격적으로 새 시즌을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는 생애 첫승”
김초희는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효성챔피언십에서 2020시즌을 시작했다. 효성챔피언십은 그가 투어에 데뷔한 후 242번째 출전한 대회다. 이 대회는 10오버파 공동 58위로 마쳤지만 김초희가 이번 시즌 우승컵을 처음 들어올리면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역대 최다 대회 출전 우승' 기록이 그것이다.
그는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안송이 프로가 지난 시즌 최종전 ADT캡스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서는 것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올해 목표는 모든 대회 커트를 통과하는 꾸준함과 함께 생애 첫 우승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안송이는 ADT캡스챔피언십을 제패하며 237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는 역대 최다 대회 출전 우승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최장 기록은 박소연의 167개 대회 만의 우승이었다. 김초희가 이 기록 경신에 도전할 수 있는 것도 10년간 시드를 유지한 꾸준함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평가다.
소속사 에스와이는 그의 이번 시즌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드순위전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지난달 2020시즌 재계약을 체결하며 우승 때 제공하는 인센티브 금액을 상향했다. 김초희는 “항상 응원해주고 경기에 전념할 수 있게 해주는 에스와이 회장님께 고마움이 크다”며 “올해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여느 때보다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