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충회·일본 박주봉·중국 강경진 감독 여자복식 대결
인도 박태상 코치 "신두, 안세영과 결승에서 만나길"
[올림픽] 배드민턴 '지도자 한류' 한중일 메달 경쟁 후끈
특별취재단 =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세계로 뻗어나간 한국인 배드민턴 지도자들이 자존심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한국이 배드민턴 메달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일본과 중국 선수들은 모두 한국인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김충회 감독이 새로 배드민턴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박주봉 감독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부터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박 감독의 가르침으로 일본은 배드민턴 강국으로 성장했다.

박 감독의 지도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여자복식 금메달, 여자단식 동메달을 수확한 일본 배드민턴은 도쿄올림픽에서 더 많은 메달을 획득해 확고한 배드민턴 강국으로 자리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전통적인 배드민턴 강국 중국에서는 강경진 전 한국 대표팀 감독(2017년 1월∼2018년 11월)이 여자복식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강 감독이 한국 사령탑에서 내려오자 2019년 9월 중국 대표팀이 강 감독을 스카우트했다.

자존심 센 중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공식 외국인 코치를 들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과 일본도 여자복식을 주력 종목으로 밀고 있다.

이 때문에 배드민턴 5개 종목 가운데 여자복식에서 한중일 대결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 배드민턴 '지도자 한류' 한중일 메달 경쟁 후끈
여자복식 이소희(27·인천국제공항)-신승찬(27·인천국제공항)과 김소영(29·인천국제공항)-공희용(25·전북은행)은 각각 세계랭킹 4위, 5위에 있다.

세계랭킹 1위, 2위는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야카, 마쓰모토 마유-나가하라 와카나로 모두 일본 선수들이다.

중국은 천칭천-자이판도 세계랭킹 3위로 한국 선수들보다 앞서 있다.

세계랭킹 7위 두웨-리인후이도 중국 팀이다.

도쿄올림픽 복식 경기에서 메달을 따려면 일단 조별리그를 통과해야 한다.

4개 팀씩 4개 조로 나누고, 조 1·2위 팀이 8강에 진출해 토너먼트로 메달 경쟁을 벌인다.

시드권이 있는 후쿠시마-히로타는 A조, 마쓰모토-나가하라는 B조, 이소희-신승찬은 C조, 천칭천-자이판은 D조로 분산됐다.

그런데 김소영-공희용은 아쉽게 시드를 받지 못해 D조에 속했다.

조별리그부터 한중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김소영-공희용도 조별리그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8강에서는 한중일 6개 복식팀의 더욱 뜨거운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 지도자들은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고 있다.

김충회 감독은 22일 "여자복식은 한중일 메달 경쟁을 해야 하는데 긴장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별히 상대 팀에 한국 코치가 있다고 해서 부담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쟁 상대지만 한국 지도자도 잘되기를 바란다.

우리도 잘 돼야 하니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강경진 중국팀 코치도 "하필이면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만나게 됐다"며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올림픽] 배드민턴 '지도자 한류' 한중일 메달 경쟁 후끈
한중일뿐 아니라 인도에서도 한국인 지도자가 활약하고 있다.

인도 최고의 스포츠 스타인 배드민턴 여자단식 푸살라 신두를 전담 지도하는 박태상 코치다.

박 코치도 한국 대표팀 코치로서 성지현(30·인천국제공항) 등 여자단식 선수들을 가르치다가 2019년 인도 대표팀 코치로 스카우트됐다.

신두는 리우올림픽에서 여자단식 은메달을 획득하며 인도에 최초의 올림픽 은메달을 선사했다.

신두는 한국 스포츠 스타로 치면 '김연아'급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박 코치는 김 감독의 제자이기도 하다.

그는 "김충회 대표팀 감독님은 제 주니어 시절 스승님"이라고 말했다.

한국 여자단식은 최고 유망주 안세영(19·삼성전기)이 메달 기대를 받고 있다.

조 추첨 결과 안세영이 신두와 만나려면 결승까지 가야 한다.

박 코치는 "세영이와는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

신두에 대한 기대도 크다"며 "저도 한국인인 만큼 안세영이 방수현(1992 바르셀로나 은·1996 애틀랜타 금) 누나 이후 없었던 여자단식 메달을 세영이가 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자신의 SNS에 "5년 전에는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지도자로서 처음 리우올림픽에 참가했고, 지금은 인도 국기를 달고 신두와 함께 도쿄로 향한다"며 "어디에 있건 누구와 함께하건 지도자로서 사명감 느끼고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