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에서는 후쿠시마산 리시안셔스(꽃다발 속의 연두색 꽃)가 포함된 빅토리 부케를 제공한다. 사진=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서는 후쿠시마산 리시안셔스(꽃다발 속의 연두색 꽃)가 포함된 빅토리 부케를 제공한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언론이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수여되는 꽃다발(빅토리 부케)에 대해 방사능 우려가 있다고 문제제기한 것과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가 한국 메달리스트에게는 꽃다발(빅토리 부케)을 주지 말자는 뉘앙스의 언급을 했다.

지난 26일 일본 온라인 매체 '아에라 닷'의 보도에 따르면 우치 마사오 후쿠시마현 지사는 관련 기자회견을 했고, 일본 정부 관계자는 "과학적 근거도 없이 (후쿠시마) 지역주민을 모욕하고 있다"며 관련 사실이 정정되지 않을 경우 한국 메달리스트에게는 꽃다발을 주지 않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꽃다발과 관련해 방사능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한 반발인 셈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메달 수여식에서 선수에게 전달하는 꽃다발에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현과 쓰나미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 이와테현 3개 지역에서 키운 꽃을 사용한다. 후쿠시마에서는 리시안셔스, 미야기는 해바라기, 이와테는 용담꽃을 제공한다.

마사오 지사는 "원전 사고로부터 10년이 지났다"며 "후쿠시마 농업인, 생산자, 관계자들이 노력을 거듭한 결과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방사선 물질 기준 기준치를 준수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채·과일은 8년, 축산물은 9년 연속 (방사선) 기준치를 준수했다"며 "한국의 지역 주민들에 대한 모욕이 지속된다면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엄중 항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누리꾼들은 "일본의 공기도 방사능에 오염됐으니 한국 선수들은 숨을 쉬지 않으면 좋겠다", "방사능이 무섭다면 빨리 돌아가라", "우리는 후쿠시마 농산물도 먹고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후쿠시마산 꽃에 대한 방사능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은 "복구 작업 초기 생산한 후쿠시마 지역 농산물은 섭취 가능한 방사선 기준치를 넘었고, 일부 후쿠시마 농업인들은 방사선 기준치가 더 낮은 꽃을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